[펫사업에 꽂힌 中企]①선풍기 '명가' 신일산업…개밥그릇 만든 사연은?

-신일산업, 반려동물 위한 가전 브랜드 '퍼비' 론칭
-스타콜라보, 애견 의류브랜드 '리틀퍼피' 홈쇼핑 판매
-쌍용C&B·모나미 등 생활용품 업체도 속속 진입
-반려동물 인구 1000만시대, 中企 펫산업 진출 활발해
  • 등록 2017-06-19 오전 6:03:00

    수정 2017-06-23 오전 9:13:49

신일산업 배변훈련기. 사진=신일산업
[이데일리 강경래 채상우 기자]1959년 설립된 이래 줄곧 국내 선풍기 시장 선두 자리를 지켜온 가전업체 신일산업. 이 회사가 최근 반려동물을 위한 배변훈련기, 이른바 ‘개밥그릇’을 출시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제품 패드에 배변을 할 경우 이를 카메라가 감지한 후 자동으로 음식을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 60년 가까이 가전 분야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배변훈련기에 적용한 셈이다. 신일산업은 배변훈련기를 포함해 고대기, 온풍기, 발광다이오드(LED) 브러시 등 반려동물을 위한 다양한 가전 제품들을 모아 ‘퍼비’(Furby)라는 브랜드로 최근 론칭했다. 신일산업은 올 하반기 중 LG유플러스와 협력 하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반려동물용 가전도 출시할 예정이다. 신일산업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는 ‘펫팸족’(반려동물(pet)과 가족(family)의 합성어)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반려동물을 위한 가전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전과 정보기술(IT), 생활용품 등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중견·중소기업(이하 중기)들이 잇달아 반려동물산업(이하 펫산업)을 신수종사업으로 선정,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수가 1000만명을 돌파하고 국내에서도 펫산업이 급성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위닉스 펫. 사진=위닉스
중기는 국내에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되는 펫산업에 진출해 차세대 먹거리를 확보하고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펫산업에는 우선 신일산업을 포함한 가전 중기들의 진출이 두드러진다. 공기청정기 강자인 위닉스는 최근 반려동물 전용 공기청정기인 ‘위닉스 펫’을 출시하고 판매에 착수했다.

위닉스 펫은 반려동물의 ‘털 날림’에 최적화된 ‘펫 전용 필터’를 적용해 반려동물 털을 비롯해 0.3㎛(마이크로미터) 크기 미세먼지도 99.9% 걸러준다. 플라즈마웨이브를 탑재해 반려동물에 유해한 살모넬라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도 제거해준다. IoT 기술을 적용해 보호자가 외출하더라도 혼자 있는 반려동물을 위해 공기청정기를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이 외에 로봇청소기업체인 에코백스는 집안 구석구석을 다니며 반려동물이 흘린 털을 처리해주는 로봇청소기 ‘디못 미니’를 출시했다.

패션업체들도 반려동물용 의류 브랜드 진출이 활발하다. 스타콜라보는 애완견용 의류 브랜드인 ‘리틀퍼피’(Little Puppy)에서 올해 30억원 정도 매출액을 올릴 계획이다. 리틀퍼피는 현재 현대홈쇼핑 등 채널을 통해 판매 중이다. 김민석 스타콜라보 대표는 “회사를 2014년에 설립한 후 그동안 패션 의류 분야에서 스타 비즈니스 매칭 플랫폼을 실현하며 실적을 올려왔다”며 “일반 패션에 이어 나날이 커지는 국내 펫산업과 관련, 우선 애완견용 의류 분야에 진출해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IT기업들도 펫산업에 주목한다. 숙박업소를 추천하는 앱인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은 반려동물을 위한 숙박시설 사업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전국에 반려동물과 동반 입실이 가능한 숙박시설 200여곳을 확보했다. 객실 수는 1800개에 달한다. 생활용품업체들도 펫산업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쌍용C&B는 반려동물을 위한 ‘코디 쉼표 점보롤 디스펜서’(화장지를 필요한 만큼 내는 용기)를 최근 출시했다. 문구업체인 모나미는 반려동물용품을 판매하는 전용몰인 ‘모나미펫’을 수년째 운영하고 있다.

김민석 대표는 “펫산업은 이미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연간 수십조원의 시장이 형성된 유망한 시장”이라며 “국내에서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펫산업과 관련해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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