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제' 시인 김종길 향년 91세로 별세

이미지즘 기반 간결한 언어의 시 발표
영문학자로 영미권 시와 시론 소개도
  • 등록 2017-04-02 오전 10:25:26

    수정 2017-04-02 오전 10:25:26

1일 별세환 원로 시인 김종길(본명 김치규)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성탄제’로 잘 알려진 시인 김종길(본명 김치규)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가 1일 별세했다. 향년 91세.

고인은 1926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194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문’(門)으로 입선해 등단했다. 이미지즘을 기반으로 간결한 언어로 시를 써왔다. 영문학자로서 영미권의 시와 시론도 소개하고 한국의 시를 영어로 번역해 영미권에 알렸다.

대표작 ‘성탄제’는 1969년에 발표한 첫 시집의 표제작이다. 성탄절이 다가오는 겨울 내리는 눈을 보면서 떠오른 어린 시절의 기억을 그린 시다. 병든 자식을 위해 산수유를 따왔던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아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성탄제’ 외에도 ‘하회에서’(1977), ‘황사현상’(1986), ‘천지현황’(1991) 등 여러 편의 시집을 냈다. 노년에도 활동을 이어가며 2011년에는 시집 ‘그것들’을 펴냈다. 시론집 ‘진실과 언어’(1974), ‘시에 대하여’(1986)도 발표했다.

한국시인협회장을 지냈으며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대한민국예술원 부회장을 맡았다. 목월문학상, 인촌문학상, 대한민국예술원상 등을 받았다. 국민훈장 동백장, 은관문화훈장 등을 수훈했다.

유족으로 선국(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선민(숙명여대 일본학과 교수)·선경·선형·선숙씨 등 2남 3녀가 있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 303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4일 오전 8시30분이며 장지는 마석 모란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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