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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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도 세금 감면을 받고 있다는 주장에 버핏이 강하게 반박하며 자신의 납세 내용을 공개했다. 트럼프의 세금 회피 논란에 자신까지 끌어들인 것을 불쾌해하며 선 긋기에 나선 것이다.
10일(현지시간) CNN머니 등에 따르면, 버핏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트럼프는 다른 사람들보다 자신이 세금을 더 안다고 말한다지만, 그는 나의 세금 공제 내용에 대해서는 모른다”며 “관련한 진실을 그에게 제공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비꼬았다. 이어 그는 “13살이던 1944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연방 소득세를 내왔다”며 “ 72장의 소득세신고서 복사본을 모두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버핏은 지난해 1160만달러의 수입을 신고했고, 이중 총 공제금액은 550만달러였다. 버핏이 낸 연방 소득세는 190만달러였다.
지난 2일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독자로부터 제보받은 트럼프의 1995년 세금 기록을 근거로 트럼프가 지난 18년간 연방 소득세를 면제받았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1995년 세금신고서에서 9억1600만달러(약 1조112억원)의 손실을 신고했고 이를 통해 상당 기간 납세를 피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가 그동안 납세보고서 공개를 거부하면서 각종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번처럼 비교적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는 1990년대 초 애틀랜틱시티 카지노 3곳의 부실 운영과 맨해튼 플라자 호텔 매입 등으로 재정적 어려움에 빠졌다. 그러나 그는 이를 이용해 오히려 세금을 안 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전날 열린 미국 대선후보 2차 토론에서 “(버핏도) 엄청난 세금 감면을 받았다”라며 자신이 받은 세금 공제를 정당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