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듀티프리존]③2차 면세대전 결과 따라 관광지형 바뀐다

신세계·두산 진입 시..명동→남·동대문으로 시장 확대
인근 상권, 유커 취향으로..부동산값도 '들썩'
면세쇼핑 위주 관광에서 질적 다변화할까
  • 등록 2015-10-20 오전 6:00:00

    수정 2015-10-20 오전 6:00:00

신세계백화점 전경(왼쪽)과 두산타워의 모습(사진=각 사)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서울 시내 면세점 2차 입찰전은 면세업계 판세는 물론 관광지형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현재 신세계(004170), 두산(000150)·SK네트웍스(001740)가 각각 남대문과 동대문을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운 상황. 이들 기업이 면세 사업권 획득에 성공할 경우 현재 명동 중심의 관광코스 범위가 남·동대문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두 장소는 명동, 광화문 등의 명소와 인접했음에도 필수 관광코스에서 소외돼 왔다. 지난 5년간 남대문시장 방문율은 16.4% 포인트(문화체육관광부 통계) 떨어졌다. 동대문 상권의 작년 매출은 12조4000억원으로 지난 2002년보다 32% 감소(동대문관광특구협의회 통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지역에 면세점이 들어선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지난 5년 만에 매출이 2배 가량 늘어난 시내 면세점의 성장세를 활용한다면 충분히 반전 가능하다. 관광객은 물론 유동인구 증가로 인근 상권까지 활기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남·동대문 인근 상권은 유커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시내 면세점 고객의 대부분은 유커로 매출의 70%가 이들의 지갑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미 롯데면세점(롯데쇼핑(023530)) 소공점 인근 명동 상권은 유커 입맛에 맞게 변했다. 명동 중앙로는 유커들이 가장 많이 사는 화장품 로드샵으로 채워졌고 길거리 음식 매대도 많아졌다. 모두 떡볶이·미니김밥·회오리감자·떡갈비완자 등 중국인들이 즐겨찾는 음식들 위주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확 줄면서 이들이 즐겨 찾던 죽 전문점은 사라진 지 오래 됐다.

근처 호텔업계 관계자는 “길거리 음식을 즐겨먹는 중국인 성향에 맞춰 가격도 2000~3000원대가 많다”면서 “면세 매대 역시 중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화장품이나 가방, 교육용품 등으로 교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근 땅값도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7월 HDC신라면세점(호텔신라(008770)현대산업(012630)개발 합작법인)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027390)가 사업자로 확정되고 난 후 인근 부동산 매매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조사 자료에 따르면 여의도 시범 아파트(전용면적 60.96㎡)의 매매가는 올 1~6월까지 5억3000만원선에 머물다가 지난 7월 이후 오르기 시작해 현재는 6000만원 가량 상승한 5억9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남·동대문의 발전은 면세 쇼핑 위주의 한국 관광을 풍부하게 만들어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유커들의 재방문률은 최근 4년 새 14.8%에서 11.6%로 줄었다. 체제기간 역시 10.1일에서 5.7일로 급감했다. 틀에 박힌 코스만으로 유커들의 마음을 열기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 문화유적이 풍부한 남·동대문의 인프라를 활용해 한국 관광의 질적 향상을 노려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신세계와 두산은 해당 지역을 면세점과 연계한 관광벨트로 개발할 계획을 발표했다. 신세계는 면세점을 통해 ‘명동-신세계백화점-남대문시장-숭례문-남산’ 등으로 이어지는 관광벨트를 만들고 이를 위해 3년간 육성기금 1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두산 역시 면세점 영업이익의 10%를 기금으로 조성해 동대문 주변 상권을 살리고 반경 1.5km내에 있는 흥인지문, 한양도성 성곽길, 동묘 등의 문화유산 시설로 관광객 동선을 확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명동에 이어 남·동대문 상권이 활성화된다면 관광코스의 ‘강북 집중화’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서울시 관광산업 구조는 중구와 종로구 인근 강북 도심에 편중돼 있다. 기존 면세점인 신라면세점, 동화면세점 등도 이 지역에 몰려있다. 여기에 시내 면세점이 추가로 생기면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은 더욱 강북 지역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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