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경의 증시브리핑]갈림길에 선 2등주

  • 등록 2014-10-23 오전 7:56:05

    수정 2014-10-23 오전 7:56:05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사람들은 1등만 기억할 뿐, 2등은 잊는다고들 한다. 그러나 1등만큼 강한 2등도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005930) 만큼이나 2등주 현대차(005380)는 한 방이 있는 종목이었다. 일본차와 성공적인 경쟁 속에 현대차는 코스피 2000시대를 이끄는‘전차’주로 우뚝 섰다.

최근 현대차가 영 신통치 않다. 삼성전자 역시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현대차와 비교할 바가 아니다. 지난달 23만2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현대차는 전날(21일) 16만1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두 달채 안 되는 사이 무려 30.4% 하락한 셈이다.

튼튼했던 수급은 백짓장처럼 가벼워졌다. 지난달 중순 현대차는 삼성과의 경쟁 끝에 한전의 삼성동 부지 낙찰을 성공했다. 그러나 시장평가액을 한참 웃도는 가격이 문제였다. 오너의 결정으로 사내 현금의 절반 가까운 금액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대차를 외면했다. 배당 기대로 현대차에 접근했던 투신 등 기관투자자들도 현대차를 털어버렸다.

주가가 계속 하락하자 주가연계증권(ELS) 헤지 물량까지 겹치며 금융투자(증권)까지 현대차를 팔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증시 역시 좋지 않다. 유럽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잦아드나 했더니 이번엔 테러다. 캐나다 오타와에 있는 국회의사당으로 무장괴한이 난입했다. 국제 사회는 캐나다가 미국의 대테러전에 적극적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무장괴한이 IS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긴장감이 커지자 다우존스종합지수 등 3대 지수 모두 하락세를 탔다.

이런 분위기 속에 오늘 현대차(005380)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7508억원 선이다. 증권가는 이미 현대차의 가격이 내려갈 만큼 내려갔기 때문에 더 내려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수급과 투자심리가 사라진 상황에서 실적마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마저 장담할 수 없다.

악재 속에 투자자들 사이에 잊혀지는 2등이 될지, 코스피를 상징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지 오늘 발표되는 3분기 실적과 현대차의 대응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위기를 돌파해 왔듯이 이번 위기도 이겨나가며 다시 투심을 잡을 수 있는 현대차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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