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 진화, 어디까지]⑤한번의 실패, 한번의 성공

[인터뷰] 김정동 이마트 건강 카테고리 매니저
"PB제품, 품질만으로 승부했더니, 그때는 또 안먹혀"
"가격과 품질 , 모두 갖춰야 성공한다는 진리 배웠죠"
  • 등록 2014-07-04 오전 8:15:55

    수정 2014-07-04 오전 8:41:00

▲김정동 이마트 건강 카테고리 매니저. 그는 유통업계 내에서 화제가 됐던 ‘이마트 반값 홈삼’을 기획한 인물이다.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처음엔 손쉽게 성공할 줄 알았죠. 건강식품이라 너무 품질에만 신경 썼던 게 패인이었습니다.”

김정동 이마트 건강 카테고리 매니저는 지난 2일 기자와 만나 실패 얘기부터 먼저 꺼냈다. 그는 장안의 화제였던 이마트 자체 브랜드(PB) `반값 홍삼` 출시를 기획한 인물이다. 이마트 반값 홍삼은 출시 이틀만에 일부 제품이 완판되는 등 화제를 몰고 다녔던 히트제품이다. 그런데 실패라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 이마트는 지난해 1월 이미 삼흥이라는 홍삼정 제조업체와 손잡고 PB 제품을 출시한 적이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삼홍사의 홍삼정은 주로 백화점 고객들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고가 제품이다. 김 매니저는 PB제품이더라도 건강식품이니, 좋은 품질로 승부해보려고 삼흥사와 손을 잡았다.

“제품 품질은 아주 좋았죠. 다만 기존 제품과 품질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던 데다 가격이 일반 제품 대비 35% 정도만 저렴해 가격인하 효과가 크지 않았던 게 문제였습니다.”

결과는 참패였다. 소리소문 없이 제품은 사라졌다. PB제품은 좋은 품질과 가격 두가지를 다 충족시켜야 한다는 자명한 진리를 다시 깨닫는 기회가 됐다.

김 매니저는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회사를 다시 설득해 2차 PB홍삼정 제작에 들어갔다. 홍삼 품질은 충분한 만큼, 가격을 더 낮춘다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번째 홍삼정 PB를 기획할 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가격을 조금 더 낮추더라도 품질은 보증할 수 있는 제조사를 찾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김 매니저가 두번째로 손잡은 제조사는 종근당건강이었다. 유명 제약회사의 건강식품 계열사라 제품 품질을 믿을 수 있는 데다 공장 등 생산기반 시설도 커 제조과정에서 가격을 더 낮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두번째 PB홍삼정은 대성공이었다. 건강식품에는 관심이 많으나 비싼 가격 때문에 구입을 망설였던 중산층 고객들이 반값 홍삼정에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

반값 홍삼정의 성공으로 김 매니저가 추진하고 있는 다른 PB 건강식품 개발 기획도 탄력을 받고 있다. 회사측도 김 매니저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에 스틱형 홍삼 PB제품을 내놓은데 이어 유산균 PB제품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김 매니저는 “건강식품은 구매하는 채널이 백화점, 홈쇼핑, 전문매장 등으로 한정된 데다가 가격도 고가로 소비자들이 구매하기 쉽지 않은 제품”이라며 “품질만 보증되고 가격만 낮춘다면 대형마트는 건강식품 주요 구매 채널로 확실히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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