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앞두고 종이로 만든 각양각색의 포장박스들을 정리하는 아주머니들의 손길이 바빠졌다. 경기도 파주시 지함업체 `메자닌아이팩` 공장 현장이다.
메자닌아이팩은 일자리 창출과 저소득층 자활을 위해 SK(003600)와 통일부, 사회복지법인 열매나눔재단이 협력해 2008년 5월 설립한 사회적기업. 직원의 60% 이상이 취약계층으로 탈북한 40~50대 여성 새터민으로 구성됐다.
설립한지 10개월만에 흑자를 낸 이 회사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30억원. 온갖 어려움을 딛고 사회적기업의 지속경영가능성을 보여준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를 이끄는 박상덕 사장은 "우리 공장의 일자리 하나 하나는 취약계층에게 희망을 준다"며 "사회적기업도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음을 입증한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 직원 60%가 탈북여성..사회적기업 희망 쐈다
초라해 보이지만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남다르다. 제품이 하나씩 팔려나갈 때마다 목숨 걸고 남한땅으로 건너온 새터민들의 삶의 희망도 커지기 때문이다.
메자닌아이팩은 30여명의 직원들이 생산하는 종이박스 판매로 지난해 매출 21억원, 순이익 2900만원을 올렸다. 올해는 매출 30억원, 순이익 1600만원을 예상하고 있다.
"청와대에 납품한다면 말 다했죠" 파란색 박스를 자랑스럽게 내보인 박 사장은 "규모는 작지만 경기 북부 지역에서는 10위권 안에 드는 지함업체"라며 웃음을 지었다.
와인에서 휴대폰, 화장품, 제약회사 약품 포장박스까지 다양한 포장박스를 생산하고 있는 이 회사는 현재 150여 곳의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다. 모두 박 사장이 지난 3년간 직접 발로 뛰어 개척, 발굴한 거래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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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회성 기부보다 설비 사주세요"..자생력 높이는 지원 `절실`
사장님 혼자 영업을 뛰니 힘들 법도 하다. 그러나 오히려 생산이 주문량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박 사장은 말했다.
"1회성 기부나 인건비 지원보다 설비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예요. 남들이 쓰다가 버린 노후화된 설비를 가져다 정비해 쓰다 보니 생산 효율성이 떨어져요. 갑자기 기계가 멈춰버리면 모두 손 놓고 있어야 합니다"
박 사장의 꿈은 직원들에게 우리사주를 지급해 사원이 주인이 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이직률이 높은 새터민들이 오랫동안 믿고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아직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데다 한시적으로 지급되는 정부의 지원이 끊긴 뒤 일반 기업들과 경쟁에서 살아남기도 쉽지 않은 것이 사회적기업의 현주소다.
"사회적기업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 없어 그냥 탈북자들이 일하는 회사라고 소개할 때가 많아요. 사회적기업이라고 소개하면 `정부 지원이 나오지 않느냐`며 싸게 납품해달라고 하는 곳도 있습니다"
박 사장은 "일반 기업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추는데 도움이 되는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시행된 사회적기업지원법에 따라 올해까지 설립된 사회적기업은 총 353개. SK사회적기업사업단 박찬민 실장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218개 사회적기업 가운데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은 64개로 3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SK그룹은 메자닌아이팩에 초기 설비 마련 자금으로 1억5000만원을 지원했다. 또 SK텔레콤 휴대전화 포장 상자를 납품하도록 하는 등 거래처 확보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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