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전 FRB 의장은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진 인터뷰에서 "경기후퇴 가능성이 여전히 50%를 크게 상회하고(a greater than 50%) 있다"며 그러나 "가능성 자체는 다소 줄어들었으며 특히 심각한 경기후퇴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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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후퇴 가능성을 높게 본 그린스펀 전 의장의 이날 발언은 최근 상당수 전문가들이 낙관론을 펼치고 있는 추세와는 대조적인 것이다. 지난 6주새 고용지표와 기업활동 등이 호조를 나타내면서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경기후퇴 가능성을 하향 수정하고 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집값이 고점 대비 25% 하락한 지난 2월에 비해 10% 더 하락할 것"이라며 "경기부진과 시장과열이 동반될 경우 5%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건실한 경제지표가 미국의 경기상황 판단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음은 그린스펀 전 의장도 인정했다. 그는 "경기후퇴는 경제지표의 심각한 단절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지난해 12월부터 3월까지 이어지던 지표 악화가 갑자기 호전됐다"고 말했다.
그는 "줄다리기가 어떻게 끝날 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특히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전이되기 전에 줄다리기가 끝날 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가계 부문의 저축이 급증하고 있는 것을 주요 위험 요소로 꼽았다. 가계자산 감소와 고용시장 악화, 신용접근성 제한 등 악재가 결합하면서 가계 부문의 저축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것이 그린스펀 전 의장의 설명이다.
그는 "(세금 환급을 제외환) 저축율 증가는 소비자 지출을 감소시키는 요인"이라며 "2001년 경기후퇴 당시에도 매분기 소비는 증가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