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집값·중국` 달러 강세요인 사라진다

  • 등록 2006-01-10 오전 8:32:46

    수정 2006-01-10 오전 8:32:46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미국 달러화가 지난해와 같은 강세를 유지할 수 있는 요인들이 소멸되고 있어 올해는 약 달러 현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달러화가 4년만에 처음으로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지만, 이제는 지난해와 같은 달러화 강세 요인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달러화는 지난해 지속적인 금리인상에 힘입어 유로와 엔화에 대해 15%의 랠리를 펼쳤다.

그렇지만 새해 들어 달러화는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새해 첫 이틀간의 거래에서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2.5% 떨어졌다. 이는 지난 5년래 최대 하락폭이다. 전일 아시아 시장에서는 엔화에 대해 3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아시아 통화의 경우 절상 폭이 엄청나서 최근 3개월간 달러/원 환율은 4.3% 하락했고, 루피아와 페소화는 5% 이상 절상됐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주식시장 강세에 따른 외부 자금의 유입과 함께, 엔화 강세 및 위안화 추가 절상을 노린 투기자금이 지속적으로 아시아 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같은 달러 약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해 달러화 강세를 견인했던 요인들이 소멸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외환 투자전략가인 마크 챈들러는 "현재 시장은 아직 불분명하고 달러화는 기술적 조정을 거쳤다고 할 수 있다"면서 "그렇지만 지난해 달러화 강세 요인들이 이제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이달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로 촉발된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은 달러 약세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만약, 미국의 금리인상 행진이 중단된다면 금리차이를 이용해 달러화를 사들였던 자금들이 달러화 대신 유로나 엔화로 이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점을 기록했다고 알려진 집값 하락도 달러화 약세 요인이다. 여기에 로비 스캔들로 인해 지난해 해외 수익 환수시 적용세율 인하 조치가 끝난 기업들에 대한 세율인하 연장법안이 통과되지 못한 것도 달러화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더구나 지난해 외환보유고가 8000억달러를 넘어선 중국이 최근 들어 외환보유고 운용수단을 다변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것도 달러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중국은 또 최근 위안화 시장조성자 제도 도입 등 위안화 환율을 보다 유연화하는 조치들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일부에서는 최근의 달러화 약세가 과도하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JP모건은 통상 달러화가 1월달에 강세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현재의 달러화 약세에는 투기적 요인들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칼 와인버그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월까지 금리를 계속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리 스프레드는 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미국과 유럽 및 일본간의 금리 격차는 계속 좁혀지고 있어 캐리 트레이드는 이미 투자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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