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하반기 5% 성장 포기하나

"하반기 성장 4% 중반 갈 수도"
"지금 우리경제 가장 큰 변수는 유가"
  • 등록 2004-10-05 오전 8:53:58

    수정 2004-10-05 오전 8:53:58

[edaily 김현동기자] 한국은행이 하반기 성장률 전망 5.0%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그 이유로 고(高) 유가를 지목하고 있어 오는 7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8월 한은이 콜금리를 3.75%에서 3.5%로 0.25%포인트 인하할 당시 금리인하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것이 바로 고유가였다. 당시 박승 총재는 "기름값이 아니었으면 금리인하는 이번에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은 경제전망의 약한 고리 `유가` 지난 8월 박승 총재는 금리 인하 배경으로 고유가를 지목하면서 유가가 경제 전망에 미치는 파급효과와 함께 한은에게 유가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설명했다. 박 총재는 당시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26달러를 연평균 유가로 보고 모든 경제예측을 했다. 그런데 지금(8월) 40달러를 넘어섰고 고유가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름값이 약 50% 가량 오르는 효과로 경제성장률 1%포인트 손실이 불가피해졌고 소비자물가지수는 1.5% 오르는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유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명히 인정한 것. 동시에 그는 "유가전망은 한은이 가장 자신없는 부분이며 유가전망 능력이 없다"고 말해 유가가 한은의 경제전망에 있어 `약한 고리`라는 점도 인정했다. 지난 1일 영국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거래된 북해산 브렌트유 11월물 가격은 24센트(0.5%) 상승한 46.62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가격 46달러는 지난 9월 한은이 `고유가 지속시 스태그플레이션 초래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상정했던 마지노선(45달러)를 넘어선 가격대다. 이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진 게 사실"이라며 "지난 8월에도 비관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유가를 전망한다고 했는데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를 넘어서는 바람에 4분기 수출증가세 둔화를 우려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추게 됐다"고 말했다. ◇유가와 성장률.."하반기 5% 성장 힘들다" 지난 9월 한은은 `고유가 지속시 스태그플레이션 초래 가능성 점검` 자료에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대 중반을 넘어가 고공행진을 지속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배럴당 40달러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내년중에는 30달러대 중반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한은은 다만 당시 유가가 예상과 달리 급등하는 세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했다. 첫번째 시나리오로 유가(브렌트유 기준)가 배럴당 45달러 내외로 상승해 올해말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다가 내년에 35달러 정도에서 안정될 경우 올해와 내년 GDP 성장률이 4%대 중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 내외일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유가가 배럴당 45달러를 넘어서자 한은은 연말까지 배럴당 45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한은 조사국 관계자는 "브렌트유 가격이 오르는 만큼 두바이유 가격이 오르고 있지는 않지만, 현 상황에서는 4분기 유가가 현 수준(45달러)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할 수밖에 없다"며 "동절기 수요도 있어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성장률은 유가에 따라 0.1~0.2% 정도 왔다갔다 할 수 있는데 당초 하반기 유가전망치를 35달러로 잡았는데 지금 40달러를 넘어서는 상황이어서 하반기 성장률은 4% 중반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특히 "우리 경제의 유가에 대한 충격 흡수력이 옛날보다는 좋아졌지만, 지난 7~8월 내수가 살아나려고 하던 상황에서 유가가 한달사이에 최고 10달러 가까이 올라 내수가 다시 죽어버린 것처럼 지금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유가"고 강조했다. 박승 총재도 지난 4일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유가도 지난 8월 금리를 내리는데 영향을 미쳤다"며 "하반기에는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금리인하 이유에 대한 설명과 유사한 톤이다. 최근 국제 원유가격 추이(단위: $/bbl) <자료: 한국석유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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