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층간소음에 시달리다 이웃에 항의하기 위해 주거에 침입해 소리를 지른 혐의를 받은 30대 여성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2단독 허명산 부장판사는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이모(30·여)씨에게 지난 14일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는 2022년 3월27일 오후 8시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박모씨의 집 거실까지 들어가 뛰면서 “내가 이 소리를 맨날 듣고 있다”라고 소리지른 혐의를 받았다.
이씨는 층간소음 문제에 항의하고자 박씨의 집을 찾아갔고, 박씨의 가사도우미가 잠시 문을 열어준 사이 들어와 현관에서 1시간 정도 머물렀다. 이씨는 사건 당일 전에도 층간소음 문제로 박씨의 현관문 앞에 조심해 달라는 취지의 쪽지를 붙여놓거나 직접 인터폰으로 연락해 자제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허 부장판사는 이씨는 당초 주거 침입 의도가 없었다는 점, 거실까지 침입하지도 않은 점, 단순 소란이었기에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허 부장판사는 “둘 사이 층간소음 분쟁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당초 소란을 피울 목적이 있었다는 등 박씨의 의사에 반함을 객관적으로 인정할 만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기에 주거침입죄를 구성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허 판사는 박씨가 제출한 휴대폰 동영상을 근거로 “이씨가 가정부가 열어준 현관문 쪽에 서 있다가 박씨가 동영상 촬영을 하자 찍지 말라고 항의했고, 가정부의 만류에 거실까지 들어가지도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허 부장판사는 그러면서 “해당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면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