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혐의 체포 한국인 문제로 한러 관계 영향 없길"

러 외무차관 "면밀한 검토" 필요
  • 등록 2024-03-20 오전 7:48:13

    수정 2024-03-20 오전 7:48:13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구금된 한국인 선교사 사건과 관련해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이 “한러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기 (사진=게티이미지)
19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루덴코 차관은 “이 문제는 한국과 논의됐고 우리는 이 상황을 알고 있다”며 “이것이 우리의 양자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물론 이 사건은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선교사 활동을 하던 백씨는 지난 1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한국인이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첫 사례다. 백씨는 외국 정보기관에 기밀 정보를 넘겼으며, 해당 형사사건 자료는 ‘일급비밀’로 분류돼 있다고 타스통신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백씨는 추가 조사를 위해 모스크바로 이송돼 레포르토보 구치소에 구금됐다.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법원은 지난 11일 백씨의 구금 기간을 6월 15일까지로 3개월 연장했다.

주러시아 한국대사관은 러시아 외무부에 지속적으로 백씨에 대한 영사 접견을 요청하고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한국과 긴밀히 접촉하며 영사 접견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대사관은 아직 러시아 외무부로부터 구체적인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

당시 자하로바 대변인은 “백씨가 간첩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에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한 추가 정보는 기밀”이라며 백씨가 어떤 경위로 구금됐는지 등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으로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더욱 악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가운데 자하로바 대변인은 “중요한 것은 서로 존중하는 태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우리는 한국 측에서 양국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것을 자주 봤다”면서 “국가들은 때때로 다양한 어려운 시기를 겪지만 중요한 것은 어려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상호 존중하는 대화에 얼마나 준비돼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항상 이러한 접근 방식, 다른 국가를 서로 존중하는 태도를 우선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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