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신경과 김태정 교수] 50세 김여진씨는 회사에서 업무 중 우측 팔, 다리 마비가 발생했다. 처음에는 키보드를 치는데 오른손이 저린 느낌 정도였으나, 점차 오른쪽 팔을 드는 것이 힘들어졌고 오른쪽 다리에도 힘이 빠져 주변 권유에 응급실을 찾았다. 증상 발생 1시간 만이었다. 별일이 있을까 싶었지만, 의료진이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에 이상을 감지한 김씨는 불안해졌다. 김씨는 어떻게 됐을까?
뇌졸중 환자 10명 중 8명이 뇌경색…골든타임 4.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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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이 막히게 되면 뇌세포는 허혈 손상을 받게 되고 결국 뇌조직이 비가역적으로 손상돼 환자에게는 후유장애를 남기게 된다. 이렇게 손상되기 전에 신속하게 막힌 뇌혈관의 혈전을 녹이거나 제거해 혈류를 재개통시키는 것이 막힌 뇌혈관을 뚫어 주는 재개통 치료다.
재개통 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첫 번째가 정맥내 혈전 용해술이다. 정맥내 혈전용해술에 투약되는 약은 tPA (tissue plasminogen activator) 라고 불리는 약물이고 혈전을 용해시키는 역할을 한다. 정맥내 혈전용해술은 1995년 임상연구 결과에서 뇌졸중 증상 발생 3시간 이내에 투여하면 뇌경색 환자들의 예후를 개선 시킬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된 이후 뇌졸중 급성기에 공인된 유일한 치료제로 사용됐다. 이후 2008년 발표된 다른 임상 연구에서 4.5시간까지 투약하는 경우에도 예후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져 현재까지 4.5시간 기준으로 치료를 이어오고 있다. 뇌졸중의 골든타임을 4.5시간이라고 하는 것도 이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나오게 됐다.
다만 tPA는 혈전을 녹이는 약이기 때문에 10% 정도의 출혈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3% 정도는 심한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많은 환자에서 후유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증상 발생 90분 이내에 투약된 환자와 150분 이후 투약 된 환자의 좋은 예후에 2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빨리 치료받는 것이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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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맥내 혈전제거술 빠른 치료가 빠른 회복
뇌 영상에서 처음에 큰 동맥이 폐색된 것을 확인한다면, 바로 치료에 들어가게 되는데 막힌 혈관의 혈전을 흡인하기도 하고, 기구를 통해서 제거하기도 한다. 동맥내 혈전제거술은 2000년 초반부터 시작됐으나 2015년 발표된 5개의 임상연구 결과 발표 이후 더욱 활발하게 진행돼 중증 뇌경색 환자들의 치료에 도움이 되고 있다. 동맥내 혈전제거술은 증상 발생 6시간 환자에게 보통 추천되나 이후 2개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24시간까지도 일부 환자에서 시행하는 것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현재는 증상 발생 24시간까지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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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국뇌졸중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아직도 증상 발생 3시간 이내 방문하는 환자는 3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뇌경색 환자의 15% 정도만 뇌졸중 증상을 모두 회복하고 퇴원한다. 85%의 환자는 경하든 심하든 후유장애를 결국 안고 퇴원하게 되는 것이다. 오른손잡이로 열심히 일하던 사람이 오른팔에만 마비가 있다고 하면 이것은 중한 증상은 아닐지라도 결국 일상생활, 직장생활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뇌경색은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향후 우리의 생활을 행복하게 유지하기 위한 지름길이고 필수적이다.
세계 뇌졸중 학회는 Time is brain(시간은 뇌다)! 라고 캠페인을 하면서 뇌졸중 증상 발생 즉시 빠르게 병원을 방문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Time is brain을 명심하면서 Time is life(시간은 인생이다)! 라는 것도 함께 기억해 뇌졸중 증상이 생기면 즉시 병원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