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신경과 김태정 교수] 김하준(73세)씨는 친구와 대화 중 갑자기 말이 안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오른쪽 팔다리에도 마비 증상이 나타났다. 주변의 권유로 1시간만에 응급실을 찾았지만, 중증 뇌졸중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어떻게 됐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는 후유장애 없이 모두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했다. 골든타임 내 응급실을 찾아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응급실에서 바로 뇌 CT를 찍어 좌측 중대뇌동맥·말단내경동맥 폐색으로 인한 뇌경색을 확인했다. 즉시 정맥 내 혈전용해제인 tPA 가 투약 됐고 막힌 뇌혈관의 재개통을 위해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시행해 증상이 생기고 3시간만에 막힌 뇌혈관 재개통에 성공했다.
골든타임이 뭐기에
|
이 중 골든타임이 강조되는 것은 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이다. 뇌는 평소 에너지를 비축하지 못하는 기관으로 심장에서 공급하는 혈액의 20% 정도를 사용해 기능을 유지한다. 전체 몸에서 뇌의 크기를 생각하면 다른 기관에 비해서 혈액 공급이 굉장히 중요한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혈액을 공급하는 뇌혈관이 갑자기 막히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뇌에는 산소, 에너지 공급이 중단되면서 막힌 혈관에서 공급되는 혈액으로 먹고 살던 뇌세포, 조직은 손상이 시작된다. 뇌혈관이 막히게 되면 1분만에 뇌세포 200만개, 시냅스는 140억개가 손상된다. 그렇다면 수분, 수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까? 뇌는 결국 비가역적인 손상이 오게 되고, 평생 후유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된다.
“조금만 더” 했다간 후유장애만
뇌졸중 골든타임은 현재 증상 발생 4.5시간 이내다. 4.5시간의 기준은 뇌경색에서 정맥 내 혈전용해제인 tPA를 투약할 수 있는 기준이다. 이것은 초급성기 치료 중 첫 번째 치료가 정맥 내 혈전용해제이기 때문이다. 동맥 내 혈전제거술은 증상 발생 6시간 이내일 때 추천되지만, 여러 임상연구를 거쳐 환자의 뇌 영상 소견에 따라서는 증상 발생 24시간 이내에도 시행이 가능하다. 이렇게 초급성기 치료를 성공적으로 하면 처음에 중증 뇌경색이었다고 해도 50% 이상이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해진다.
|
하지만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현재 뇌졸중 골든타임 기준이 4.5시간으로 되어 있다고 ‘증상이 생기고 조금 기다렸다가 가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뇌는 1분 1초가 소중한 기관이며, 치료를 빨리 받을수록 늦게 받는 환자들보다 일상생활로 돌아갈 확률이 2~3배 높아진다는 것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뇌졸중 의심증상을 인지하는 바로 인지하는 그 순간이 뇌졸중 치료를 위한 골든타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