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발생 원인 불명 ‘림프종’... 항암치료로 이겨낼 수 있어

김경하 순천향대 서울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
  • 등록 2020-12-04 오전 6:14:01

    수정 2020-12-04 오전 6:14:01

[김경하 순천향대 서울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임파선이 부었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림프절’로도 불리는 임파선은 목, 겨드랑이, 복부, 골반, 사타구니 등에 존재한다. 림프절과 비장, 흉선, 편도 등을 통 틀어서 림프 조직이라고 한다. 혈액세포 중 ‘림프구’라는 면역세포가 농축돼 있는 조직들이며 우리 몸의 면역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염증, 감염 등 암이 아닌 양성질환인 경우에도 림프절이 커져서 목 등에서 만져질 수 있다.

김경하 순천향대 서울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
림프종은 이와 같은 림프조직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림프조직은 우리 몸 전체에 걸쳐 분포하기 때문에 림프종 역시 몸의 어느 부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10세 미만에서는 매우 드물지만 이후에는 나이 증가에 비례해 발생률이 증가한다. 20대에는 인구 10만명 당 4명인데 비해 60대에는 40명, 75세 이후에는 20대의 20배인 80명꼴로 발생한다. 최근에 치료했던 환자들을 떠올려보니 70세 넘는 환자가 절반 이상이었던 것 같다.

발생원인은 대부분 뚜렷하지 않지만 일부 제초제나 특정 화학물질에 자주 노출된 경우, 특정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과 관련 있음이 밝혀져 있다. 장기 이식을 받은 환자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위험요인을 갖고 있지 않은 환자들이 더 많다. 대부분 림프절이 커진 것 때문에 혹이 만져져서 병원을 찾게 된다. 감염이 되거나 염증이 생겼을 때에도 림프절이 부을 수 있지만, 이 경우에는 감염이 조절되면서 커졌던 림프절이 다시 작아지게 된다.

그러나 림프종은 커진 림프절이 호전되지 않고 점점 더 커지게 된다. 침범한 부위에 따라 다양한 다른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오랫동안 지속되는 열, 밤에 베개가 흠뻑 젖을 정도로 땀이 나거나,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조직검사를 통해 림프종을 확진하면, 특수 검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어떤 타입의 림프종인지 구분하게 된다. 또한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CT, PET CT, 골수검사 등을 통해 1기부터 4기까지 병기를 나눈다.

전신적인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의 기본은 항암치료다. 최근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씨가 림프종으로 항암치료를 받은 경험이 방송에 소개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경우에 따라서 방사선 치료, 수술 등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항암치료에 매우 예민한 암이어서 치료를 하면 반응이 좋은 경우가 많다. 항암치료 및 고용량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해 완치를 목표로 치료한다. 이처럼 치료에 반응이 좋은 경우가 흔하지만 재발 또한 자주 발생하고 그 빈도는 림프종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암이 다 없어진 ‘완전반응’을 얻은 후에도 3~6개월마다 CT등의 영상 검사를 시행하고 5년이 될 때까지 검사를 지속하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재발 가능성은 줄어들고, 5년까지 재발이 없으면 완치됐다고 판정할 수 있다.

처음 진단받은 환자는 ‘항암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말에 겁이 나고, 걱정이 가득하지만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으면서 증상이 좋아지고 완치까지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림프종은 필자와 같이 종양을 치료하는 의사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항암치료를 하는 병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재발 이후 더 이상 치료법이 없는 경우도 있어서, 매우 활발히 신약 연구를 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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