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파' 같았던 美파월…S&P 또 '신고가' 행진

[뉴욕증시]파월 "금리인상? 상당한 수준의 물가상승 이어져야"
美 3Q 성장률 1.9%…경기침체 우려 한 시름 놓아
칠에의 'APEC 포기' 사태로 美中무역합의 불확실성 고조
  • 등록 2019-10-31 오전 6:20:37

    수정 2019-10-31 오전 6:39:53

사진=A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마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와 같았던 미국 중앙은행장의 발언이 뉴욕증시를 끌어올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30일(현지시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15.27포인트(0.43%) 오른 2만7186.6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9.88포인트(0.33%)와 27.12포인트(0.33%) 뛴 3046.77과 8303.98에 장을 마감했다.

S&P 500지수는 장중은 물론, 장 마감 기준으로도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 시장의 예상대로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종전 1.75~2.0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전날(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통화정책회의 격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서다. 10년 반만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던 지난 7월 말과 9월 중순을 포함해 세 번 연속 인하다. 불과 넉 달 만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0.75%포인트나 떨어진 셈이다.

연준은 이날 FOMC 직후 내놓은 성명서에 지난 9월까지 단골 메뉴로 등장했던 “경기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대신 “목표 범위의 적절한 경로를 평가하겠다”는 문구를 새로 삽입했다. 아예 금리인하의 문을 닫은 건 아니지만, 성명서는 이번 금리인하를 끝으로 ‘중간 사이클’ 조정을 마무리하고, 향후 ‘관망’ 모드로 전환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시장의 시선은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제롬 파월(사진 왼쪽) 연준 의장의 ‘입’에 쏠렸다.

파월 의장은 “경제 상황에 대해 들어오는 정보가 우리 전망과 대체로 일치하는 한 지금의 통화정책 기조는 계속 적절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금리인상 가능성과 관련, “정말 상당한 수준의 물가 상승이 이어져야만 할 것”이라고 했다. 향후 금리동결이 예상되지만, 작금의 ‘완화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경기침체 우려도 한 시름 놨다. 미국의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성장률)이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기업투자 감소 등의 여파로 1.9%로 주저앉았지만, 시장의 예상치(1.6%)보단 나은 숫자여서, 일각에선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는 되레 누그러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 ‘낙관론’은 유지됐으나 불확실성도 한층 커졌다.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반(反)정부 시위에 시달리던 칠레 정부가 내달 16~17일 예정됐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를 전격 포기하면서 이 정상회의 계기에 열기로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1단계 무역합의’ 서명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미·중 양국은 APEC 정상회의 취소에도, 비슷한 시간대에 ‘제3의 장소’에서 서명이 이뤄지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장소를 두고 ‘기 싸움’이 벌어질 공산이 큰 만큼, 향후 진통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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