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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상승세를 탔던 우리나라 제조업체의 체감 경기 지표가 다섯달 만에 멈춰섰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제조업의 이번 달 업황BSI는 82로 4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만 해도 4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던 제조업 업황BSI 상승세가 꺾인 것은 다섯달 만이다. 다음달 전망BSI도 84로 전월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BSI는 기업의 지금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한 결과로 기준치인 100을 넘는다면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가 더 많다는 의미이며, 100 이하이면 그 반대다. 이번달 BSI는 한은이 지난 17~24일 전국 3313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최덕재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상당수 업체가 월초 징검다리 연휴로 줄어든 영업일수가 매출액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며 “그간 오름세를 지속한 데 따른 일시적 조정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부문별로 업황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렸다. 지난해 11월 이후 오르는 추세로 돌아선 수출기업 업황BSI는 이번달에도 88로 한달 새 2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비해 내수기업의 업황BSI는 78로 3포인트 하락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업황BSI도 각각 87, 74로 1포인트씩 내렸다.
업종 전반적으로는 부진한 모습이었다. 슈퍼 호황기에 들어선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업종 업황BSI가 100으로 5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비해 수출 쌍두마차로 꼽혔던 화학업종의 업황BSI는 93으로 전월 대비 11포인트나 떨어졌다. 수요가 둔해지면서 에틸렌계 제품을 중심으로 스프레드가 축소된 때문이다. 중국 제품과 가격 경쟁이 치열해진 1차 금속 또한 업황BSI가 75로 13포인트 급락했다.
이 가운데 집값 상승, 분양시장 호조 등으로 건설업과 부동산·임대업의 업황BSI가 각각 74, 82로 같은 기간 2포인트, 7포인트 상승했다.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서비스(4포인트↑)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제조업과 비제조업, 공통적으로 경영할 때 애로사항으로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꼽은 응답률이 각각 2.1%포인트, 0.1%포인트 하락했다. 문재인정부가 새로 출범하며 영향을 줬다고 한은은 판단했다.
한편 이번 달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한 경제심리지수(ESI)는 98.6으로 4월보다 1.0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