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9월 금리인상 불안…장 막판 급격히 위축

뉴욕증시 혼조세..지표개선되자 금리인상 우려
국제유가 6년반만 최저‥에너지주 중심 하락
  • 등록 2015-08-14 오전 5:44:08

    수정 2015-08-14 오전 6:35:44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뉴욕 증시가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했다. 중국의 위안화 절하 우려가 누그러졌지만, 소비와 고용지표가 개선되면서 9월 금리 인상 부담감도 덩달아 커졌다. 장 초반에는 중국발 호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다, 장 마감 한시간여를 남겨두고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됐다.

특히 공급과잉과 수요둔화 우려가 맞물리며 국제유가가 6년 반만에 최저치로 하락하자 에너지주를 중심으로 주가하락 압력이 확산했다.

13일(현지시각) 뉴욕주식시장에서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0.03%(5.74포인트) 오른 1만7408.25에 거래됐다. 반면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0.13%(2.66포인트) 내린 2083.39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도 0.21%(10.83포인트) 떨어진 5033.56에 거래를 마쳤다.

존 먼리 웰스파고 주식전략가는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시장이 그만큼 예민해져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경기지표 개선…9월 금리 인상 걱정 확산

미국 상무부는 7월 소매판매(계절조정치 기준)가 전월대비 0.6% 증가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4% 늘었다. 석달 째 증가흐름을 유지했다. 이는 시장예상과 부합한 성적이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소매 판매가 전체적으로는 0.7% 늘어나고, 자동차를 제외하면 0.6%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6월 소매 판매는 애초 0.3% 감소에서 보합(0%)으로 수정됐다. 5월 소매 판매는 1.0% 증가에서 1.9% 증가로 조정됐다.

소비는 미국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특히 소매판매는 내수소비의 3분의 1의 비중으로 미국 경제의 활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소매 판매는 그간 더딘 증가세를 보였다. 올 들어 7월까지 성적표는 작년 같은 기간과 견줘 2.4% 늘었다. 미국에서 임금인상이 더디게 진행됐고, 경기침체 공포 탓에 지갑을 덜 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고용이 꾸준하게 개선되고 집값이 오르면서 자산이 늘어난데다 기름값마저 하락하며 소비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고용지표도 괜찮았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까지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7만4000건으로 집계됐다고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한 주 전의 수정치(26만9000건) 보다 5000건 증가했다. 3주째 증가세다. 전망치 27만건도 웃돌았다. 그렇지만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최근 23주 연속 30만건을 밑돌고 있다. 통상 청구건수가 30만건 아래일 경우 고용시장이 좋다는 평가를 한다.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보여주는 4주 이동평균 건수는 26만6250건으로 한 주 전보다 1750건 감소했다. 이는 같은 건수를 기록했던 2000년 4월15일 이후 최저치다.

금값·국제유가 하락

국제유가가 6년반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07달러(2.5%) 하락한 42.23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배럴당 41.91달러까지 밀리며 2009년 3월 이후 약 6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거래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전날보다 0.44달러(0.9%) 내린 49.22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석유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경제에 대한 불안감과 공급과잉 우려가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지난달 3년만에 최고치 수준의 생산량을 기록했고 핵협상을 타결한 이란도 석유수출량을 늘릴 것이란 우려가 컸다. 미국 원유재고는 1억배럴에 육박해 5년 계절 평균을 웃돌고 있다.

국제 금값도 하락했다. 중국 위안화 절하 공포가 누그러지며 안전자산인 금 수요도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13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8달러(0.7%) 내린 1115.60달러를 기록했다.

위안화 절하 속도가 완화하고 미국 경기지표도 개선되면서 9월 금리인상 전망이 힘을 얻자 금값은 하락압력을 받았다.

제스퍼 롤러 CMC마켓즈 애널리스트는 “금과 은값은 안전자산 선호현상의 덕을 봤다가 이제 제자리로 돌아왔다”며 설명했다.

중국 위안화 공포 완화

글로벌 증시를 짓눌렀던 중국 위안화 절하 우려는 한고비 넘겼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고시환율을 달러당 6.4010위안으로 고시하며 사흘째 절하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약세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장샤오후이 인민은행 행장조리는 “위안화가 계속 절하될 근거가 없다”면서 “인민은행은 위안화를 균형적인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면서 위안화 변동성은 한층 꺾였고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위안화 환율이 고시환율보다 낮은 6.3990위안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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