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재정위기·미국 경기둔화‥세계경제 시계 제로
17일 이데일리가 국내 경제연구소와 증권사 15곳을 대상으로 내년 주목해야 할 대외 리스크를 물은 결과(복수 응답 허용), 전원 유럽 재정위기를 1순위로 꼽았다. 중국 경착륙 우려를 꼽은 곳이 9곳이었고 미국 경기둔화도 5표를 받았다. 우선 유로지역 위기와 미국 경기둔화는 우리 경제가 헤쳐나가야 할 당면과제다. 이들은 세계경제의 축이면서 우리의 주요 수출국이란 점에서다.
하지만 상황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없다. 유럽 재정위기 불길은 이탈리아를 넘어 다른 유로존 선진국들로도 옮겨붙을 기세다. 유럽은행의 자본확충 과정에서 글로벌 신용경색을 일으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 쪽도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경기는 나날이 둔화하는데 재정적자가 심해 돈을 풀어 경기를 띄울 여력이 많지 않다. 일부에서는 유럽이나 미국이 최악에는 잃어버린 10년 같은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걱정할 정도다.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본부장은 "미국과 유럽은 민간부분 부채도 심각한 수준"이라며 "부채를 줄이는 과정에서 소비가 위축돼 경기회복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짧게 봐도 3~4년 정도는 지지부진한 경기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금융시장의 혼란뿐 아니라 우리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 또 다른 뇌관 '중국'..경착륙 땐 직격탄 중국이 경착륙할 수 있다는 우려는 또 다른 부담이다. 중국은 최근 내수의 핵심인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세계 경기둔화와 위안화 절상 탓에 수출도 급격하게 꺾이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거나, 대외여건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내수마저 흔들린다면 경착륙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고준형 포스코경영연구소 동향분석실장은 "내후년에 중국 국가 지도부가 교체되고, 투자 위주의 경제성장을 지속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내수 위주의 성장발판을 마련하지 못할 때 사회불안 등과 함께 경제 경착륙 가능성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팀장도 "중국의 부동산 시장 거품이 붕괴한다면 지방은행의 연쇄 부실로 이어져 경착륙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