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닷컴 제공] 이집트 의회가 29년째 지속되고 있는 비상계엄법의 시한을 2년 더 연장하는 법안을 11일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비상계엄법은 2012년 5월31일까지 효력을 갖게 됐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집권 여당인 국민 민주당(NPD)이 장악하고 있는 이집트 의회는 이날 아흐메드 나지프 총리가 상정한 비상계엄법 2년 연장안을 전체의원 454명 중 308명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나지프 총리는 계엄법 시한연장과 관련해 “계엄법을 테러범과 마약범 단속에만 이 법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계엄법 시한이 연장되자 이집트 야권은 카이로 시내의 의회 의사당 앞에서 비상계엄법의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는 반 무바라크 세력의 중심이며 차기 대선의 유력한 야권 후보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이끄는 정치개혁 조직인 ‘변화를 위한 국민연대’ 등이 참여했다. 일부 야당 인사들은 “정부는 이 법을 이용해 연말 총선과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야당 인사들을 옥죄려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집트는 1981년 안와르 사다트 당시 대통령의 암살 사건을 계기로 마련한 이 법을 근거로 지금까지 수천명의 민주인사들을 구금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