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두 영화가 그랬다. 2004년 국내 개봉한 '옹박'과 2006년 소개된 '13구역'. 그 흔한 와이어 하나 없이 보릿자루 패듯 절벽에서 몸을 날리던 배우들로 스크린을 장악하며 바다낚시의 쾌감을 주었던 '옹박'과 건물과 건물 사이를 '날아다니며' 스파이더맨과 타잔을 섞어놓은 듯한 파격을 선사했던 '13구역'. 몸을 묶는 와이어와 컴퓨터그래픽(CG) 없이 인간이 가진 '몸'의 효용성을 극대화시킨 두 영화는 그야말로 '날(raw) 액션'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CG로 중무장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액션을 보면서 '이건 뭐, 만화~'라고 투덜거렸던 사람들이라면 이들 영화의 2편 소식에 반가워할 수도 있다. '13구역: 얼티메이텀'이 지난 16일 개봉한 데 이어 '옹박: 더 레전드'가 오는 5월 1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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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는 잊어라. 장면으로 승부한다.
손가락 마디 마디를 저리게 하는 '낯선 쾌감'의 영화가 '트렌드'가 되는 데는 프랑스 감독이자 제작자 뤽 베송의 힘이 컸다. '택시'를 통해 도심 질주의 박진감을 여실히 보여줬던 그는 인간의 몸을 이용한 극한 스포츠를 그린 영화 '야마카시'(2001)의 각본을 쓰며 '더 독하고' '더 빠르고' '더 새로운' 액션 세계를 관객에게 선사했다. '맨몸 액션'에 매료된 그는 태국 무에타이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옹박'의 유럽 배급을 맡아 성공을 이뤘다. 그랬던 그가 선택한 것이 바로 '13구역'(제작, 각본). '13구역'의 주인공들이 펼치는 '파쿠르(parkour)'는 프랑스어인 '통로, 길(parcour)'에서 착안한 단어로 담벼락을 훌쩍 넘고, 건물 사이를 뛰어다니는 '몸 날리기 기술'을 의미한다.
◆'원조'를 다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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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을 여는 '도주 액션'이 준 강한 인상에 비교하면 2편은 그에 비해 다소 긴장감이 떨어진다. 하지만 '매트릭스' 같은 인간 운명과 고뇌를 다루는 '철학 액션'을 원하는 게 아니라면 '땀내나는' 이 영화에 만세를 부를 수 있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주인공들은 선도(鮮度)가 좀 떨어지는 듯하지만 무술을 곁들인 '냅다 지르기 전법'은 그저 '때려 부수기'로만 승부하는 여타 액션영화의 허무함을 메워주기 충분하다.
'옹박: 더 레전드'는 이제 세계적인 무에타이 스타로 격상한 토니 자의 두번째 영화. '옹박' 1편의 성공 이후 '옹박'의 이름을 딴 '짝퉁' 속편이 쏟아지는 바람에 실망이 컸던 열성 팬이라면 이번 개봉을 앞두고 있는 2편에서 토니 자의 맨몸 액션을 다시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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