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GM은 폭락했지만···

  • 등록 2008-12-23 오전 8:45:33

    수정 2008-12-23 오전 8:45:33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22일(현지시간) 약세로 마감했다. 특별한 악재가 출현한 것은 아니지만, 부진한 기업실적이 경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다시 자극했다.

형편이 좋은 일본의 도요타가 71년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소식도, 구제금융으로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 미국 자동차업체들에게 부담이 됐다.

돌이켜 보면 과거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토이오토(Toy Auto·장난감차)로 놀림을 당했던 도요타는 미국 자동차 빅3의 몰락을 재촉한 1등 공신일지 모른다.

도요타는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를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론칭시키고, 이를 통해 범용차인 `도요타 브랜드` 이미지까지 한꺼번에 끌어올려, 북미시장에서 그야말로 파죽지세의 성장을 구가했다. 물론 도요타의 성장과 빅3의 몰락은 궤를 같이 한다.

이런 도요타가 71년만에 영업손실을 예고하자, 미국의 빅3는 기뻐하기는 커녕 오히려 대형 악재로 받아들였다. 도요타 마저 저 모양인데, 무너질 대로 무너진 빅3의 앞날이 걱정된다는 우려에서다.

그레이그 라파포트 제니몽고메리스코트 자산관리매니저는 "도요타가 해고를 늘리고 판매목표를 계속해서 줄여나가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된다면, 어떻게 미국 메이커들이 살아남을 수 있겠냐"고 되묻고 있다.

이날 GM의 목표주가를 1달러로 낮춰 GM의 주가폭락에 일조한 크레디트스위스(CS)는 "GM의 노조와 채권자들이 구제자금을 받은 댓가로 희생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엔 GM은 파산법원으로 직행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이 살벌한 재료가 이어지자 GM과 포드의 주가는 이날 21%와 12%나 급락했다.

통상 크리스마스가 낀 연말에는 거래량이 줄어들지만 새해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돼 통상 연말과 연초에 걸쳐 강세흐름, 소위 `산타랠리`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그래선지 이날 약세로 마감했지만 투자심리가 완전히 얼어붙은 것은 아니다.

거래량이 많지 않았던 탓에 매물이 조금 나오다 보니 주식시장이 밀렸다는 위안도 나온다. 특히 경기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록 오바마 차기 행정부가 추진하게 될 경기부양의 강도도 더욱 강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아트 호간 제프리즈앤코 수석 스트래티지스트의 경우엔 "오바마 당선자의 경기부양책이 보다 윤곽을 드러내면서 주식시장은 내년초 호재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이번 주를 약세를 출발한 뉴욕증시가 산타랠리의 시동을 다시 걸지 내일 장세가 주목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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