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남(秋男)은 외로워 돈 없으면 더 괴로워

옆구리가 시린 싱글을 위한 `재테크 작전`
  • 등록 2007-10-10 오전 8:32:41

    수정 2007-10-10 오전 8:32:41

[조선일보 제공] 어느새 찬바람 부는 가을. 유통업체 S사의 5년차 모범사원 김 대리(31)는 유난히 옆구리가 시리다. 주변 남녀들은 늑대목도리(남자 친구)다, 여우목도리(여자 친구)다 챙겨 가며 월동 준비에 여념이 없는데, 박봉과 격무에 시달려온 김 대리는 외롭고 주머니까지 허전한 처지. ‘어떻게 하면 올겨울을 훈훈하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에 빠진 추남(秋男) 김 대리는 ‘돈이 있어야 연애도 한다’는 선배들의 조언을 떠올렸다. “우선 텅 빈 주머니부터 채우자. 오늘부터 ‘가을 재테크’ 돌입이다!”

◆상처만 준 연인은 잊자… 낭비하게 만드는 카드도 잊자

김 대리는 우선 사용 중인 신용카드부터 싹 정리하기로 했다. 나름 다양한 혜택을 누려보겠다며 10여 종의 카드와 인연을 맺었지만, 오히려 쓸데없는 지출이 늘어나 통장 잔고만 점점 줄어드는 아픈 추억이 남았다. ‘잘못된 만남’은 하루빨리 청산하고 잊어야 하는 법. 김 대리는 “레스토랑, 놀이동산 할인이 많은 데이트용 카드는 모조리 없애고 쇼핑 할인이나 금융 혜택이 있는 재테크형 카드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다행히 올가을은 헌 카드를 버리고 새 카드를 만나기에 매우 좋은 시기다. 은행계 카드사들을 중심으로 과열에 가까운 가입자 유치 경쟁이 벌어지면서 ‘연회비 평생 면제’ 등의 우대 조건이 속출하고 있다. 잘만 고르면 각종 혜택뿐만 아니라 재테크 효과도 좋은 ‘착한 카드’를 만날 수 있다.

은행계 카드들은 사용 실적에 따라 금융 혜택이 많다. 국민은행의 ‘KB스타카드’를 예로 들면 청약예금·적금 금리와 신용·부동산담보대출 금리도 연 0.1~0.2%포인트 우대해 준다. 아예 신용카드를 버리고 연회비가 없는 체크카드로 돌아서는 것도 ‘강추’다. 특히 연 4~5% 사이의 고금리를 주는 증권사 CMA(자산관리계좌)를 결제 계좌로 사용하는 ‘CMA 체크카드’가 유리하다.

◆새 사랑을 위하여 준비하자… 주택마련 절세상품 미리 가입

가을 바람에 옛 사람을 보내고 나면 새 인연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하듯 망가진 재테크를 추슬러 다시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직장인 재테크의 첫걸음인 연말 정산 대비다. 찬 바람이 눈보라로 바뀌기 전에 미리 절세효과가 있는 금융상품부터 챙겨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장기주택마련저축(장마저축)’과 ‘장기주택마련펀드(장마펀드)’. 이들 상품은 이자소득세(15.4%) 면제에 연간 불입액의 40%, 최대 300만원까지 소득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단 저축과 펀드를 합쳐 분기당 300만원까지다. 10~12월 초에 새로 가입해 300만원을 불입하면 이 중 120만원에 대한 소득 공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연봉이 3000만원인 김 대리라면 약 22만4400원(소득세 공제율 18.7%)의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장마저축이나 장마펀드는 ‘오랜 만남’이 필수다. 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누리려면 7년 이상, 소득 공제를 받으려면 5년 이상 장기 가입해야 한다. 만약 5년 이내에 해약하면 그동안 받은 선물(소득 공제액)은 모두 토해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리는 장마저축과 장마펀드에 서둘러 가입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가입이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올해까지는 만 18세 이상의 세대주로 무주택이거나 전용 면적 84.58㎡ 이하이고 공시가격 3억원 이하인 주택을 소유하면 가입이 가능했지만, 내년부터는 세대원 전체가 무주택자이어야 하고 가입 후 7년째부터 자격 점검을 실시한다. 국민은행 김병윤 팀장은 “다른 형제나 홀어머니 명의의 집이 있으면 가입할 수 없게 되고, 중간에 집이 생기면 절세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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