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40달러시대 개막..당분간 고공행진

증산효과 미미, 국제정세 불안..하락가능성 낮다
휘발유가격도 사상최고치 경신할 듯
  • 등록 2004-05-12 오전 8:44:08

    수정 2004-05-12 오전 8:44:08

[edaily 하정민기자] 진정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하루만에 반등해 종가 기준 배럴당 40달러를 돌파했다. 11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 6월물은 전일 대비 1.13달러 2.9% 급등한 배럴당 40.06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90년 10월 이후 13년7개월래 최고치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는 지난주 금요일 장중 40달러선을 돌파한 이후 월요일 다시 39달러선으로 밀렸다가 오늘 장중 다시 40달러선을 넘었다. 장중 한때 배럴당 40.15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미국 내 휘발유 소비자가격 역시 1갤런에 1.926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런던시장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도 64센트 오른 배럴당 36.61달러로 마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의 증산 촉구 발언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실질적인 원유 공급량이 늘어나기 힘들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 급등 원인이 OPEC 감산에 따른 `수급`이 아니라 국제 정세 불안과 미국과 중국의 수요 증가에 의한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사우디와 이라크에서의 원유시설 테러가 종결되지 않아 중동 산유국의 원유수출도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사우디 장관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유가 하락폭이 예상 외로 크지 않자 투기세력들이 다시 적극 매수에 나선 것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앞으로도 상당기간 고유가 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앨러론트레이딩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조만간 배럴당 41달러 돌파를 시도한 후 44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맷USA의 에너지담당 애널리스트 존 킬더프역시 "현재의 고유가가 하락세로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우려했다.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 역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까지 지속적으로 올라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OPEC의 증산 논의 자체를 평가절하하는 시각도 많다. 퀘스트마켓에지 케빈 커 애널리스트는 "OPEC의 증산 약속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신뢰를 잃었다"며 "유가가 어디까지 오를 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도이체방크의 애덤 지민스키 애널리스트역시 "사우디 장관이 주장한대로 150만배럴 증산이 이뤄진다 해도 실제 공급량 증가는 50만배럴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휘발유가격 역시 유가 고공비행 여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6월 가솔린 가격 전망을 갤런당 2.03달러로 높였다. 이는 이전 전망치를 21센트 상향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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