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양미영기자] 밤사이 FOMC가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시장이 내심 우려했던 고용시장 회복은 없었다. 성명서에서도 예전과 다른 기색을 내비쳤다.
일단 고용에 대해서는 "감원이 둔화되고 있으나 신규고용은 지체되고 있다"(Although job losses have slowed, new hiring has lagged)고 했고, "경제활동이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output is continuing to expand at a solid pace)고 밝혔다.
지난 1월의 "신규고용이 약하지만 다른 지표들은 고용회복을 시사하고 있다"는 표현이나 "경제활동이 왕성하다(expanding briskly)"는 표현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물론 문구의 차이일 뿐 변한 게 없다고 항변할 수 있다. FOMC는 시장 친화적인 통화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이며 인플레이션은 낮고, 자원 활용이 부진하기 때문에 정책 변경에 앞서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나 페이스가 유지되고 있다해도 크게 나아진 것도 없어 보인다. 연준리가 낙관했던 것보다 고용은 더 느리게 나아지고 있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다.
미국 채권시장도 이를 받아들였다. 10년물 수익률은 눈 앞에서 맴돌던 악재가 사라지자 8bp 가까이 하락하며 3.6%대에 발을 담겄다. 게다가 FOMC 성명서 발표 후 모기지 헤지를 위한 국채 매수도 늘어나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상황이다.
조정의 기로에 섰던 국내 채권시장도 다시 호재를 만났다. 국채선물 3월물 만기 이후 막판 매물을 토해냈던 시장이었지만 미국 고용시장 회복이 이처럼 부진할지는 예상치 못한 결과다.
전날 금리는 절대금리 벽을 실감하고 다시 지루한 박스권으로 회귀했지만 가격 부담외에는 실질적으로 악재가 없었다. 연이틀 치뤄진 입찰 물량이 소화되는 양상을 볼 때 여전히 시중 유동성은 넉넉한 편이다.
탄핵 정국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면서 금융시장은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당시 충격은 아직 뇌리에 남아있고 내수 회복 조짐은 미미하다.
시장 스스로도 아직 금리가 오를 때는 아니라고 규정지은 만큼 미국발 호재를 놓고 다시 박스권 하단을 두고 고민해야 한다. 일단 국고3년 지표물인 4-1호는 4.5%대에서 장을 시작하겠지만 안착 여부는 결국 국내시장 심리에 달려있다.
하락압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 동향도 중요하다. 3월물 거래를 접으면서 외국인들은 지난주의 과도한 매수 전략에서는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었다. 금리가 강해질 때를 노려 차익실현을 시도하는 참가자들도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