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전만해도 인터넷 회사들은 매출 증가를 자랑거리로 삼았다. 그러나 요즘은 주머니에 얼마만큼의 현금이 있는지를 선전하고 다닌다.
블룸버그통신은 30일 지난 2개월동안 열린 인터넷 회사들의 컨퍼런스를 보면 이들은 이제 수입보다는 현금 보유 규모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나스닥 시장이 지난 3월10일 이후 37%나 급락하면서 인터넷 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 조사 기관에 따르면 상장 인터넷 회사의 5분의 1정도가 1년안에 현금이 바닥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따라 투자가들이 경영진에게 어느정도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답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Vaughan, Nelson, Scarboroufh & McCullough의 브라이언 그로브는 "1년전만해도 모든 사람들이 수입 증가와 10년후 어떻게 몸집을 키울 것인지에 대해 질문했지만 이제는 현재 가지고 있는 돈으로 10개월을 버틸 수 있는지에 대해 물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레먼브러드스와 같은 투자 은행 분석가들도 1년전만해도 별로 신경쓰지 않았던 현금소진률(cash burn rate) 차트를 도입하고 있다.
지난 12개월동안 시가총액 79%를 잃어버린 일리노이에 있는 피파드 회사는 현금 부족으로 부도에 직면했었다. 이 회사의 현금은 작년 3040만달러에서 지난 3월말 300만달러로 급감했다. 다행히 로얄 어홀드의 투자로 구제를 받았다.
영국의 부닷컴은 이런 행운을 얻지 못했다. 온라인 스포츠웨어 소매업체인 부닷컴은 추가 현금을 확보하지 못해 결국 지난주 부도를 냈다.
페가수스 리서치의 그레그 카일 사장은 "현금이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이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수입을 증가시키는 것보다는 현금쪽으로 관심을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얼스링크의 마이클 맥콰이어리 사장은 얼마전 열린 컨퍼런스에서 현재 11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가들에게 "2년전만해도 눈먼돈이 인터넷 기업으로 흘러들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맥콰이어리 사장은 영화 식스센스(The Sixth Sense)를 인용해 "나는 죽은 기업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이미 죽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차이나닷컴 역시 5억6100만달러의 현금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차이나닷컴측은 "월별 현금소진율은 현금으로 얻는 이자율보다 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