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3대 디자인공모전 휩쓸고 모교 교수로…"경험 후배에 전수"

송규호 대진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인터뷰
SADI·삼성디자인멤버십 등 '엘리트코스' 밟아
레드닷·iF·IDEA 세계3대 공모전 20회 이상 입상
삼성 씨랩아웃사이더 "삼성 지원은 성장 발판"
"AI-디자인 접목해 新 디자인 방식 창조할 것"
  • 등록 2024-08-21 오전 7:28:17

    수정 2024-08-21 오전 7:31:14

[포천=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세계 3대 디자인공모전 ‘그랜드슬래머’. 이 정도면 디자인 업계에서는 그래도 꽤 괜찮은 경력 쌓은게 맞겠죠? 제가 가진 모든 경험, 후배들에게 전수하려고 모교로 왔습니다.”

2006년 대진대학교 제품환경디자인 전공으로 입학했던 신입생이 15년 동안 글로벌 디자인업계를 평정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마치 육지의 하천에서 알을 깨고 태어난 연어가 바다에서 숱한 경험을 쌓은 뒤 태어났던 민물로 돌아와 다시 알을 낳는 것 처럼. 지난 2021년 포천 대진대학교의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임용돼 후학을 양성중인 송규호(38) 교수의 이야기다.

송규호 대진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사진=파운드파운디드 제공)
송 교수는 “내 입으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업무 경험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공모전에서 수많은 수상을 했다”며 “아직 30대의 젊은 나이인 만큼 지금 학교에 있는 20대 초반 친구들과 이런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교수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실제 송 교수는 대진대를 졸업한 뒤 국내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가장 들어가고 싶어하는 삼성디자인학교(SADI)를 거쳐 국내 디자인업계 상위 5% 이상만 허락한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디자인멤버십으로 활동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송 교수는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으로 꼽히는 레드닷(red dot design award)과 iF(International Forum awards·이상 독일), IDEA(International Design Excellence Awards·미국) 모두에서 본상을 거머쥐는 등 디자인업계가 통칭하는 그랜드슬램을 이뤄냈다. 더 나아가 다른 디자이너들은 한 번만 수상해도 영광이라고 하는 이 공모전에서 전부 20번 넘게 수상한데다 레드닷에서는 ‘베스트오브베스트’까지 휩쓸기도 했다.

송 교수가 이렇게 성장하기까지 삼성의 지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면서 석사를 마치고 퇴사해 차린 디자인회사도 씨랩아웃사이더로서 삼성의 지원을 받았다”며 “삼성의 것이라기 보다는 한국 디자인산업의 발전을 추구하는 삼성의 지원이 내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이런 송 교수가 모교에서 강의를 하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단연 후배들의 성장에 있다. 그는 “정식 교수가 되기 전 우리 학교 후배들을 대상으로 몇 차례 특강을 했는데 디자인업계가 돌아가는 정보에서 소외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후배들이 현재의 디자인 유행을 빨리 습득해 내 것으로 만들어 뛰어난 결과를 만들어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학교에 들어왔다”고 전했다.

이런 포부의 첫 실천으로 송 교수는 디자인학계에서는 보기 드문 학과 내 ‘랩’(연구실)을 개설했다. 이 랩은 학생들이 디자인을 공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입사와 창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무능력을 키우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송 교수 본인이 창업한 디자인회사인 ‘파운드파운디드’에 취업하는 학생들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송 교수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20대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젊음’에 있다. 그렇다 보니 송 교수는 현대의 가장 핵심적인 기술인 AI와 디자인을 접목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것 역시 학생들과 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송 교수는 “내가 아직 젊은 디자이너에 속하다 보니 20대 학생들과 요즘의 트랜드를 공유하는데 장점이 있는 것 같다”며 “내가 겪은 다양한 경험을 현재의 디자인 동향에 접목해 학생들에게 알려준다면 대진대를 졸업한 학생들도 우리나라 디자인업계에서 큰 획을 그을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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