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립극장은 해외 초청작 ‘에브리우먼’을 오는 5월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 국립극장 해외 초청작 ‘에브리우먼’ 포스터. (사진=국립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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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우먼’은 스위스 베른 출신 연출가 밀로 라우의 첫 번째 내한 작품이다. 밀로 라우는 ‘다큐멘터리 연극’의 거장이자 현 시대 가장 논쟁적인 연출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언론인이자 사회활동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2007년 ‘국제정치살인연구소’를 창단하고 사회 현실을 꼬집는 파격적인 주제와 신랄한 현실 고발을 담은 작품을 선보여왔다.
이번 작품은 현실과 공연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질문을 던지는 밀로 라우 특유의 연출 기법이 잘 드러난다. 2020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100주년 개막작으로 초연했다. 1920년 작품인 휴고 폰 호프만슈탈의 연극 ‘예더만’을 모티브로 한다. 말기암 판정을 받고 죽음을 앞둔 여인의 모습을 통해 죽음에 대한 현실적인 접근을 제시한다.
창작진은 작품 제작을 위해 베를린의 모든 호스피스와 접촉하며 실제 투병 중인 환자 중 작품에 출연 가능한 배우를 찾아 나섰다. 그 과정에서 췌장암 말기 선고를 받은 헬가 베다우를 캐스팅했다. 스크린에는 헬가 베다우의 사전 녹화된 영상이 등장하며, 무대에는 칸 황금종려상·골든글러브 수상작 ‘하얀 리본’에 출연한 배우 우르시나 라르디가 독백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각자의 단상을 80분간 방대한 대사로 쏟아낸다.
‘에브리우먼’은 ‘모든 사람은 결국 죽는다’는 주제가 결국 관객 모두에게 해당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일깨우며 서로에 대한 공감과 연대를 호소한다. 밀로 라우는 “죽음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서로에게 귀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동체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우리는 어느 정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에브리우먼’은 독일어로 공연하며 한국어 자막을 제공한다. 5월 11일 종료 이후 밀로 라우와 극본을 함께 쓰고 출연한 우르시나 라르디와 작품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