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LS전선은 미국 해저케이블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자 현지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해상풍력 산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해상풍력 발전 용량을 2030년까지 30GW로 늘릴 예정으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비롯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수요 대비 공급은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LS전선은 시장 선점을 위해 미국 내 생산 거점을 구축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LS전선 관계자는 15일 “미국 해저케이블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투자규모나 부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LS전선의 경우 미국 내 2만톤(t) 규모의 전력 케이블 공장을 갖추고 있다. 2012년 국내 전선업계 최초로 700억원을 투자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전력 케이블 공장을 준공했다. 여기에 추가로 해저케이블 공장을 설립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미국 해상풍력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로 향후 성장성이 높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선제적인 투자로 초기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2030년까지 30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적어도 16개의 해상 풍력 프로젝트를 검토한다는 계획으로 최근까지 6개의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최근 들어 고금리 및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지만 시장에선 해상풍력에 대한 미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다고 보고 있다. 뉴욕주 엠파이어 윈드 2 프로젝트, 뉴저지주 오션 윈드 1, 2 프로젝트 등 기존 사업자와의 계약이 취소된 프로젝트 역시 올해 재입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 해상풍력단지에 케이블을 공급하는 모습(사진=LS전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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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RA에 따른 세제 혜택 기대감도 높다. IRA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30%의 투자세액공제를 제공하며 미국산 부품을 사용할 경우 40%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해상풍력의 경우 다른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훨씬 완화된 기준이 적용된다. 다른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경우 미국산 비중을 40%까지 충족해야 하지만 해상풍력은 20%만 넘으면 된다. 그럼에도, 미국 현지에 공장을 건설했거나 추진 중인 기업은 프랑스 넥상스, 이탈리아 프리즈미안 등 2곳에 불과하다.
이미 LS전선은 미국 내 해저케이블 공급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기술력은 충분히 입증했다는 평가다. 2011년 뉴욕주 롱아일랜드 프로젝트 수주로 미국 해저케이블 시장에 첫 진출한 이후 △2015년 로드아일랜드주 풍력발전단지 해저케이블공급 (약 840억원) △2016년 샴플레인 호수 해저케이블 교체(약 570억원) △2020년 미시간호수 해저케이블 교체 등을 따냈다. 여기에 현지 생산으로 보조금 혜택까지 받게 되면 LS전선의 수주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말 LS전선 종속기업 중 미국 소재 법인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3875억원이다. 2022년 미국법인에서 벌어들인 전체 매출액(2276억원)을 웃돈다. 여전히 아시아 지역 매출 비중이 크지만 미국 시장 성장세는 가파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일부 프로젝트가 지연된 것은 금리 인상 영향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며 “세계적 추세로 보면 해상풍력 시장은 점차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