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반도체의 고사양과 고성능화 요구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기판이 반도체 성능 차별화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핵심 제조기술을 지속 발굴해 품질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FC-BGA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김응수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
반도체 기판, 즉 후공정(패키징)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삼성전기(009150)과
LG이노텍(011070),
대덕전자(353200) 등 국내 기업들이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3나노, 2나노, 1나노까지 작아진 반도체 미세 공정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여러 반도체 칩을 하나로 모아 연결하는 패키징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죠.
| (사진=LG이노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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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점유율 10%에 그쳐…뒤늦은 시장 진입글로벌 시장조사기관 QY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FC-BGA 시장에서 대만의 유니마이크론이 1위를 유지하고 있고, AT&S, 난야PCB, 신코 등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 중에선 삼성전기와 대덕전자는 각각 세계 7위, 9위를 차지했습니다. FC-BGA 주요 생산지역은 지난해 기준 대만이 42% 점유율을 보이며 최대 생산국 지위를 유지했고, 일본(27%), 중국(17%)이 뒤를 이었습니다. 한국의 점유율은 단 10%에 불과했습니다.
현재 FC-BGA 시장의 절대 강자인 일본과 대만 기업을 따라잡기 위해선 고객사를 확보해 ‘전략적 파트너’로 관계를 발전시키고, 공급과 저변 확대가 필수적인 상황입니다. 국내 기업들은 본격적인 투자와 생산설비 증설 등 각자의 전략으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죠.
| 2022년 기준 FC-BGA 기판을 주로 생산하는 국가의 점유율.(사진=QY리서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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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FC-BGA 시장에 진출한
삼성전기(009150)는 PC용 FC-BGA에 주력하다 지난해 말부터 서버용 PC용 FC-BGA를 양산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세계적으로 공급난이 발생하면서 2021년부터 1조 9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베트남, 부산, 세종 등에 생산 공장을 마련한 뒤 FC-BGA 기판에 대한 양산 능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생산능력 증설을 마치면 서버·네트워크·전장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는 FC-BGA를 생산하는 데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삼성전기는 올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말 서버향 FC-BGA를 양산했고, 고객사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며 “올해 추가 공급 요청으로 당초 예상한 물량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서버 전용 라인 증설 투자도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모바일용 FC-CSP을 주로 생산한
LG이노텍(011070)은 뒤늦게 FC-BGA 시장에 뛰어들어 지난해 2월 진출을 선언하고 410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이후 연면적 약 22만㎡ 규모의 구미4공장에 최신 FC-BGA 생산라인을 구축한 LG이노텍은 올해 4분기 중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합니다. 한발 늦은 시장 진입인 만큼 수율을 높이고 납기를 단축하는 등 방식으로 고객사를 빠르게 포섭하겠단 전략입니다.
2020년 FC-BGA 사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대덕전자는 국내 경쟁사에 비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대덕전자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900억원, 700억원을 투자해 생산설비를 늘렸고, 대면적(Large Body) FC-BGA 시장 수요에 대비해 증설을 진행 중이며 2024년까지 2700억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FC-BGA 매출 비중은 2021년 6%에서 △2023년 26% △2024년 34% △2025년 43%로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 2022년 기준 FC-BGA 기판을 생산하는 세계 상위 10개 기업.(사진=QY리서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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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KPCA 쇼’서 신기술 뽐내…시너지 효과국내 주요 패키징 기판 기업들은 매년 국내 최대 기판 전시회 ‘KPCA show 2023(국제PCB 및 반도체패키징산업전)’에 참가해 신제품을 대거 선보이고 있습니다. KPCA show는 국내외 180여 개 업체가 한자리에 모여 신기술을 공개하고 시장 트렌드를 공유하는 상호 교류의 장입니다.
올해 전시회에서 하이엔드급 제품인 고성능 FC-BGA를 집중 전시한 삼성전기는 대면적, 고다층, 초슬림 차세대 반도체 기판을 전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습니다. 이번에 전시한 서버용 FC-BGA는 신호를 고속으로 처리하기 위해 제품 크기(면적)를 일반 FC-BGA의 4배, 내부 층수를 2배인 20층 이상으로 구현한 최고난도 제품입니다.
| 9월 6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3 국제 인쇄회로기판 및 반도체패키징산업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삼성전기 전시 부스에서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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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은 FC-BGA 기판 존(Zone)을 관람 첫 순서로 구성하고, 이번 전시부스의 하이라이트로 삼았습니다. LG이노텍의 FC-BGA는 미세 패터닝, 초소형 비아(Via·회로연결구멍) 가공기술 등 독자적인 반도체용 기판 구현 기술을 적용해 높은 회로 집적도를 자랑했습니다. 아울러 기판 회로 물질의 성분비, 설계 구조 등 최적의 조합을 AI 시뮬레이션으로 찾아내 기판의 면적 확대로 발생할 수 있는 ‘휨 현상(제조 과정에서 열과 압력 등으로 기판이 휘는 현상)’도 최소화한 기술을 공개했습니다.
KPCA 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올해 행사 개회사에서 “반도체용 기판의 중요도가 날로 확대되는 가운데 앞으로도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고부가 기판소재 신제품을 지속 출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9월 6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3 국제 인쇄회로기판 및 반도체패키징산업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LG이노텍 전시 부스에서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기판(FC-BGA)을 관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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