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아주 청량한 바다를 보면 떠오르는 색이 있습니다. 바로 코발트 블루입니다. 하지만 실제 코발트는 옅은 푸른색을 띄는 은회색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코발트블루는 알루미늄과 결합한 산화물코발트(II)(CoO)와 알루미나(Al2O3)의 산화물입니다. 코발트는 고대부터 이집트나 중국에서는 푸른색 안료로 유기 및 도기에 색을 내는데 사용됐습니다.
하지만 코발트가 처음부터 귀한 대접을 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코발트(Cobalt)’라는 이름이 독일어로 악귀·도깨비를 뜻하는 코볼트(Kobold)에서 유래됐다는 것만 봐도 짐작해볼 수 있는데요. 코발트를 은으로 착각하고 제련하는 과정에서 코발트내에 있는 비소에서 독성 증기가 뿜어져 나온 탓이죠.
코발트는 1735년 스웨덴의 화학자 게오르그 브란트에 의해서 처음으로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당시 화학자들은 이를 철과 비소의 화합물이라고 추측하고 원소로 인정하지 않았죠. 그러다가 스웨덴의 화학자 토르베른 올로프 베리만에 의해 비로소 원소로 인정받게 됐습니다.
코발트는 원자번호 27번의 원소로 원소 기호는 ‘Co’ 입니다. 코발트가 푸른색 안료 외에 산업계에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1903년 미국의 사업가 엘우드 헤인즈가 코발트를 이용한 초합금 ‘스텔라이트’를 세상에 공개하면서입니다.
이후 코발트는 주로 합금을 만드는데 사용됩니다. 대표적으로 초합금과 내마모성 합금, 자석 합금 등인데요. 초합금은 강도가 높고 고온에서 잘 견뎌 제트 엔진의 터빈 날개와 같은 곳에 사용되고, 내마모성 합금은 단단하고 마모가 잘 되지 않아 각종 공구나 인공 관절 등에 쓰입니다. 또 자석 합금은 전기 모터나 발전기에 사용되죠. 그러다보니 코발트를 ‘하얀 석유’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석유처럼 안 쓰이는 곳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 성능을 결정하는 양극재에 사용됩니다. 양극재 부식 및 폭발 위험을 제어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매장량이 적어 희소가치가 높은데다 그마저도 대부분 내전 등 정치적 불안이 큰 콩고민주공화국에 집중돼 있어 수급이 불안정하고 그만큼 가격도 비쌉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코발트 가격은 톤(t)당 3만298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작년 4월 8만달러를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가격이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배터리 제조 원가의 40%를 나타낼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이에 배터리 업체는 코발트 함량을 줄이거나 아예 배제한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