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영민 황병서 기자] “내일 큰 대회가 있어 고민했는데 실종 아동을 위한다는 좋은 취지가 있고 해서 참가하기 잘했던 것 같습니다.”
| 제17회 그린리본마라톤 페스티벌이 9일 서울 잠실한강공원 트랙구장 일대에서 개최됐다. 곽재선(가운데) 이데일리 회장과 남자 1위 오승민씨(왼쪽부터 세 번째), 여자 1위 강소희씨(왼쪽부터 다섯 번째) 등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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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제17회 이데일리 그린리본마라톤 페스티벌의 남자 11.19㎞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오승민(29)씨는 이렇게 우승 소감을 밝혔다. 오씨 외에도 여군 소속의 참가자, 네 살배기부터 외국인들도 함께 달리며 늦더위 한강을 만끽했다.
이날 오후 1시 20분, 서울 잠실한강공원에서 열린 그린리본마라톤 페스티벌에는 2500여 명이 모여 함께 달렸다. 세계 실종 아동의 날인 5월 25일을 의미하는 5.25㎞, 세계 아동 학대 예방의 날인 11월 19일을 의미하는 11.19㎞ 두 개의 코스로 나눠 참가자들은 무더위 가을 하늘 아래에서 마라톤을 즐겼다.
1위를 차지한 오씨는 “오늘 41분 만에 뛰었다”며 “너무 더워서 정말 힘들었지만 300m를 남기고 역전을 했는데 마지막에 끝 지점을 통과할 때 짜릿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습하는 만큼 느는 것이 마라톤의 매력”이라며 “11월에 풀코스를 달릴 계획을 가지고 있어서 계속 연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코스에서 여자 부문 1위는 군인인 강소희씨가 차지했다. 54분 18초의 기록을 낸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강씨는 “선임이 작년에 참여했는데 달리기에 소질이 있다며 참여를 권유했다”면서 “첫 마라톤이고, 더운 날씨 때문에 힘들었지만 직업군인이기도 하고 매일 3~5㎞씩 뛰어서 괜찮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실종 아동을 위한다는 좋은 취지라 다음에도 참여하고 싶다”며 “마라톤은 뛰고 나면 개운하고 성취감이 있어 계속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울 아닌 지방에서 올라온 참가자들도 있었다. 강원도 홍천에서 한 시간 반에 걸쳐 온 참가자도 있었다. 이희문(40)씨는 “원래 동아리를 가입할 정도로 뛰는 것을 좋아한다”며 “코로나 때문에 3년 정도 못 뛰었는데 오늘 나올 수 있어서 기쁘다”며 두 손을 불끈 쥐고 웃으며 달리기 시작했다. 인천 계양구에 거주하는 임영주(57)씨는 “매년 7~8번 정도 마라톤에 참여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뛰지 못했다”면서도 “너무 오랜만에 달려서 1시간 나올 것 같은데 완주가 목표”라고 웃으며 말했다.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인도네시아 출신 가브리엘라(23)씨는 “이날 페스티벌에 오는 아이돌을 좋아해서 친구와 함께 공연을 보러 왔는데, 좋은 이유로 행사가 열린다고 해서 친구는 달리기도 참여하기로 했다”며 “저는 출발선에서 친구를 응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친구 기나(23)씨는 “아동 실종을 막는 방법을 알려주는 활동이 있어서 유익한 것 같다”며 “우리도 처음에는 연예인 공연을 보려고 왔는데, 아동 실종 문제와 관련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고령층 참가자도 눈길을 끌었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한다는 이모(69)씨는 “가수 정동원의 팬이라 이날 공연을 해서 보러왔다”면서도 “아동 실종이라는 뜻깊은 취지에 공감해 친구들과 함께 왔는데 함께 걸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 9일 서울 송파구 잠실한강공원 트랙구장에서 열린 ‘제17회 그린리본마라톤 페스티벌’을 찾은 참가자들이 출발을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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