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브 패밀리' 확대 나선 보령…국산 신약 처방 1위 굳힌다

제품군 '7종→10종'…신규 3종 제품, 국내 임상 3상 단계
멕시코 등 해외 진출도 확대…2026년 연매출 2000억 달성
  • 등록 2023-06-08 오전 8:36:41

    수정 2023-06-08 오전 8:52:36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보령(003850)이 안지오텐신 차단제(ARB) 계열 피마사르탄 성분의 국산 최초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의 패밀리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보령은 국산 신약 제 15호이자 주력 판매 제품인 카나브 패밀리 제품군 확대를 통해 다양한 수준의 고혈압 환자뿐 아니라 동반 질환까지 치료할 수 있도록 옵션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보령은 국산 신약 및 패밀리 의약품 처방 1위 기업 자리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국산 신약 제 15호로 출시 첫해 매출 100억 돌파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카나브 패밀리 제품군을 기존 7개에서 1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8번째 카나브 패밀리 제품인 ‘BR1015’는 피마사르탄과 인다파미드 성분으로 구성된 고혈압 개량신약 복합제다.

9번째 카나브 패밀리 제품인 ‘BR1017’은 피마사르탄·에제티미브,·아토르바스타틴 성분으로 구성된 고혈압·이상지질혈증 개량신약 복합제다. 10번째 카나브패밀리 제품인 ‘BR1019’는 피마사르탄·다파글리플로진 성분으로 구성된 고혈압·당뇨 개량신약 복합제다. ‘BR1015’와 ‘BR1017’은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BR1019’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3상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현재 카나브 패밀리는 △카나브 △카나브플러스(피마사르탄 성분·이뇨제 복합제) △듀카브(피마사르탄·암로디핀 성분 복합제) △투베로(피마사르탄·로수바스타틴 성분 복합제) △듀카로(피마사르탄·암로디핀·로수바스타틴 성분 복합제) △아카브(피마사르탄·아토르바스타틴) △듀카브 플러스(피마사르탄·암로디핀·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성분 복합제) 등 총 7종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카나브·카나브플러스·듀카브·듀카브 플러스는 고혈압을 적응증으로 하고 있다. 나머지 카나브 패밀리 제품은 고혈압과 동반질환을 적응증으로 하고 있다.

카나브 패밀리는 보령을 대표하는 제품으로 보령 제품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카나브 패밀리는 지난해 1418억원(유비스트 기준)의 매출을 기록해 전체 매출(7605억원)의 18.6%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1271억원) 대비 11.5% 증가한 수치다. 카나브는 안지오텐신 차단제 계열인 피마사르탄 성분의 국산 최초 고혈압 치료제다. 보령은 1992년 안지오텐신 계열 고혈압 신약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해 6년간의 후보물질 탐색 기간을 거쳐 1998년 최종 후보물질을 도출했다.

이후 보령은 총 18년의 개발 기간과 500억원의 투자금을 바탕으로 2010년 9월 식약처로부터 신약 허가를 획득했다. 보령은 2011년 3월 국내 시장에 카나브를 첫 출시했다. 카나브의 주성분인 피마사르탄은 혈압 증가에 관여하는 안지오텐신-II 수용체를 차단해 안지오텐신-II가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막아 혈관을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출시 첫 해인 2011년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카나브는 안지오텐신 차단제 계열 혈압강하 단일제 부문에서 줄곧 처방액 1위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카나브 패밀리는 지난해 국산 신약 및 패밀리 의약품 처방액 1위도 기록했다.

올해 매출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 목표

보령은 올해 카나브 패밀리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처방의와 환자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며 전년 대비 20%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뤄낼 계획이다. 카나브는 올해 2월 특허가 만료됐지만 아직 제네릭이 출시되지 않았다는 점도 보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카나브의 주요 성분인 피마사르탄의 수입 원료 가격이 상승세인데다 카나브패밀리 제품군 중 가장 많이 판매되는 ‘5·30mg’ 듀카브 저용량 복합조성물 특허가 2031년 8월에 만료되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카나브 복용 환자들은 복합제 치료로 넘어가는 경우 ‘카나브→듀카브 저용량→듀카브 고용량’ 처방 과정을 거친다. 단일제에서 복합제로 넘어가는 징검다리인 듀카브 저용량에 대한 복합조성물 특허 만료 시점이 꽤 남아 있는 상황에서 카나브 제네릭만 만들어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나브 제네릭이 출시되지 않은 이유는 복합적으로 볼 수 있다”며 “가장 판매가 많은 듀카브 저용량 복합조성물 특허가 아직 만료가 되지 않았다. 여기에다 피마사르탄을 제작하기 위한 수입 원료 가격이 상승했고 위탁생산과 판매대행 수수료 등 비용도 적잖게 소요되기 때문에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제네릭 출시를 주저하고 있는듯하다”고 말했다.

보령은 지난해 6월 출시한 듀카브 플러스의 집중적인 마케팅을 통해 올해 고혈압 3제 복합제시장에서 100억원 이상의 대형 품목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보령은 올해 카나브 패밀리 신규 품목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BR1015’와 ‘BR1017’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BR1019’ 국내 임상 3상도 승인을 받으면 지체없이 진행할 예정이다.

보령은 카나브 패밀리의 해외 진출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카나브 패밀리는 중남미, 동남아, 중동 지역 등에 진출했다. 보령은 올해 2윌 멕시코에서 듀카브 플러스를 발매하기 위해 현지 파트너사 스텐달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보령은 카나브 패밀리에 대해 2026년까지 연 매출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보령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6.5%, 7.8% 증가한 8100억원, 610억원이 예상된다. 예상대로라면 보령은 창사 이래 첫 8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하게 된다.

보령 관계자는 “카나브 패밀리는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국산 신약의 자존심과 같은 제품”이라며 “카나브 패밀리의 임상 우수성과 근거 중심의 학술 영업과 마케팅, 지속적인 복합제 출시를 통해 지속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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