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프랑스 사노피와 미국 리제네론파마슈티컬스(리제네론)이 공동 개발한 피하주사형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다. 2020년 기준 글로벌 시장 매출액이 40억4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4조7247억원)로 전체 의약품 중 매출 22위를 기록한 블록버스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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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피젠트는 체내 면역 등 신호전달 물질인 인터류킨(IL)-4와 IL-13의 작용을 차단하는 단일클론항체다. 이들의 수용체에 대신 결합해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것이다.
리제네론이 2000년대 초반 듀피젠트의 성분인 두필루맙을 비롯한 몇 가지 단일클론항체를 발굴했다. 회사 측은 2007년 이 물질들을 사노피에 1억3000만 달러(한화 약 1600억)규모로 기술이전했다. 이후 양사는 공동으로 듀피젠트, 고지혈증 치료제 ‘프랄런트’(성분명 알리로쿠맙),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케브자라’(사릴루맙) 등 3종의 약물을 출시하게 된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2018년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로 듀피젠트를 허가했다. 현재 이 약물은 국내에서 △국소치료제로 조절되지 않는 6세 이상 환자의 중증도에서 중증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 △12세 이상 환자의 중증 천식 환자 △ 만 18세 이상 성인의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비부비동염 환자 등의 치료에 널리 처방되고 있다.
피하주사형인 듀피젠트 보다 투약 편의성을 높인 경구형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가 속속 등장했지만, 부작용 이슈로 약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 일라이릴리의 경구형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제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가 지난해 FDA와 EMA로부터 아토피 피부염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은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FDA가 미국 화이자의 ‘시빈코’(성분명 아브로시티닙), 애브비의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 등 경구형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를 승인했다.
시빈코와 린버크, 올루미언트 등은 모두 면역이나 세포 생성 및 사멸 등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알려진 야누스키나아제(JAK) 억제제 계열의 약물이다. JAK 계열의 약물이 심혈관 및 암질환, 혈전증 등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연구나 처방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사실상 듀피젠트의 강력한 대항마가 없는 셈이다.
사노피는 올해 듀피젠트 총 매출 목표치를 144억5000만 달러(한화 약 18조5000억원)로 상향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듀피젠트의 매출액은 약 16억7662만 달러(한화 약 2조1527억원) 로 전년 동기 대비 45.7% 급증했다. 현재 듀피젠트는 아토피 피부염, 천식, 만성 부비동염 등 세계 약 40만 명 이상의 환자에게 처방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