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M&A]새우가 고래를 삼켰다?…쌍용차 인수한 에디슨모터스

에디슨모터스 컨소, 쌍용차 새주인 전망
'제2의 테슬라로 키우겠다' 청사진에도
'새우가 고래 삼켰다' 평가…향후 행보 관심
  • 등록 2021-10-23 오전 11:30:00

    수정 2021-10-23 오전 11:30:0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며 새 주인을 애타게 찾던 쌍용차가 에디슨모터스의 품에 안긴다. 벌써부터 업계 안팎에서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평이 나오는 가운데 에디슨모터스가 인수 이후 안정적인 경영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군산 공장 준공식에서 전기차 생산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애신 기자)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20일 쌍용차 인수합병(M&A) 관리인 보고 평가 결과 이엘비앤티(EL B&T) 컨소시엄을 인수 후보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또 다른 인수 후보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자금으로 3000억원 초반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에디슨모터스는 1t(톤) 전기 트럭과 전기 저상버스를 만드는 전기버스 전문 생산 업체다. 전기버스 생산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쌍용차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를 ‘제2의 테슬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에디슨모터스의 전기 모터,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기술력을 쌍용차에 적용하면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당장 오는 2025년까지 20종, 2030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생산·판매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에디슨모터스의 청사진과 달리 본격적인 과제 해결은 지금부터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쌍용차 규모에 비해 에디슨모터스의 기업 규모가 작다 보니 자금력과 향후 경영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어서다.

에디슨모터스의 지난해 매출은 897억원, 영업이익은 2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쌍용차가 매출 2조9297억원, 영업손실은 446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매출액이 32배 차이가 난다.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쌍용차가 현재 갚아야 할 빚은 공익채권 등을 포함해 7000억~1조원 가량에 이른다. 에디슨모터스가 자금 확보를 위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와 개인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아 6000~7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추가 자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욱이 회사 정상화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그보다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에디슨모터스는 인수자금과 별개로 미래차 연구·개발 비용으로 향후 2~3년간 1조5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에디슨모터스는 전방위적으로 추가 투자 유치에 나설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급기야 쌍용차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 등을 담보로 자금을 확보한 뒤 신기술 투자에 투입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계획이 언급되고 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 총 인수자금은 최대 1조6200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유상증자 등을 통해 최대 8400억원을 마련하고 나머지 금액 약 8000억원은 자산담보대출의 방식으로 산업은행에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회장은 “산은에서 회생 계획안과 우리의 기술력을 보면 당연히 지원해줄 것으로 본다”며 “산은에서 안 해주면 이자는 높아지겠지만 시중은행과 외국계 은행에서 담보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완전히 봉합됐다고 볼 수 없는 노사관계도 산적한 과제다. 에디슨모터스는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회사 정상화를 위해 100% 흡수가 힘들다는 점에서 노조와 협의가 길어질 수 있다.

쌍용차 노사는 앞서 직원 무급 휴직 등을 골자로 한 자구안에 대해 합의했지만 에디슨모터스와 재차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 측이 원하는 완전한 인수인계가 힘들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어느 선에서 타협을 이뤄낼지가 관심사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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