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분리주를 배양받아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생명연구원 등에서 바이러스 원천 연구를 시작한 이래 약물 재창출 연구도 이뤄졌다. 기업에 이전된 후보물질은 백신·치료제로 활용하기 위해 효능 검증이 이뤄지며 전임상·임상 시험을 진행중이다.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보다 빨리 알아내기 위해 신속진단 기술도 꾸준히 개발됐다. ‘마스크 대란’ 속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빨아 쓰는 마스크 연구결과는 국민적 관심을 유발했고, 부족한 마스크 생산량을 확충하기 위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연구시설이 가동되기도 했다.
이 밖에 감염병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되는 방역로봇 개발부터 공기청정 필터 기술, 의료진을 위한 김서림 방지기술을 개발한 연구자들이 조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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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표준검사방법인 ‘역전사 유전자증폭방법(RT-PCR)’은 정확도가 높지만, 바이러스 검출에 수 시간이 소요되고, 병원이나 연구소 등으로 검체를 운송해 진단한다는 점에서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도 소모됐다. 기초과학연구원 등에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현장에서 즉시 진단 가능한 나노PCR 기술을 개발하며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조기 진단을 실현할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병원, 공공기관 등에서 밤시간대 사람을 대신해 소독약을 뿌릴 수 있는 방역 로봇을 개발했다. 박테리아 박멸 시험, 모니터링 시스템 개선 등을 마치고, 내년초까지 기술이전을 통한 현장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는 코로나19 등 다양한 감염원을 제거할 수 있는 항균·항바이러스 공조 필터를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공조장치를 대구 선별진료소에 기부하기도 했다. 구현본 건설연 박사는 “현장에 적용했을 때 실질적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병원, 학교 등에서 실증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확인한 결과, 공기 중 감염원을 제거할 충분한 성능을 나타냈다”고 했다.
치료제·백신 끝까지 지원? 임상 통과는 아직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팀은 장혜식 서울대 교수, 질병관리청 연구팀과 사스코로나바이러스 고해상도 유전자지도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완성해 주목을 받았다. RNA 전사체를 세계 최초로 분석해 공개한 것으로 정밀도가 높은 진단시약과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높였다.
범정부 차원에서도 투자가 이뤄졌다. 올해 치료제·백신 개발에 투자한 1115억원을 비롯해 연구생산인프라 구축, 기초 연구 강화 등에만 총 2186억원을 활용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등이 참여하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지원위원회는 신속한 임상시험 지원 등을 이끌었다.
과기부가 추진하는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도 내년 7월께 기초과학연구원 산하로 출범해 감염병 예측 연구부터 진단, 치료, 예방 플랫폼 핵심 원천 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설립방향과 확보한 예산에 따른 논란을 딛고,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와의 역할 분담과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 연구에 실질적으로 기여할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