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경의 亞!금융]中 부채'회색코뿔소', 빅테크 타고 올까 긴장

中 금융당국 "빅테크, 새로운 대마불사 리스크" 경고
알리바바 소액대출 250조원 넘는데..'등급산정' 등 의문
채무불이행 시 소형은행으로 위험 번질 가능성도
'부채감축'에 열올리던 中, 풀어뒀던 빅테크 뒤늦게 조이기
  • 등록 2020-12-13 오전 10:30:00

    수정 2020-12-13 오후 9:28:05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중국 당국이 핀테크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를 육성하면서 핀테크 분야만은 미국보다 앞서나간다는 평까지 들었던 중국이다. 하지만 핀테크가 은행 이상으로 규모가 커지자 중국 정부 역시 규제의 칼날을 빼들었다. 특히 중국당국은 알리바바나 텐센트 등이 대출시장까지 장악하자 불안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빅테크, 새로운 대마불사 리스크”

지난 8일 중국 궈수칭(郭樹淸) 은행보험관리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싱가포르 과학기술일 행사에서 “새로운 대마불사 가능성에 주목 해 적시에 리스크을 제거하면서 새로운 시스템적 위험이 나타나지 않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부 IT회사가 소액 대출 시장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고 있는데, 금융 당국이 이들 기관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궈 주석은 특정 기업의 이름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알리페이나 텐센트 등 빅테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규제와 감시로 유명한 중국이지만 이제까지 빅테크에 대해서는 ‘느슨한’ 규제를 적용해왔다. 하지만 최근 고삐를 조이는 모습이다. 지난달 상하이와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하려고 공모절차까지 밟았던 앤트그룹(알리바바)의 상장을 돌연 중단시키고 바로 인터넷 기업의 소액대출과 반독점행위에 대한 규제 초안을 내기도 했다.
궈수칭 중국 은행보험관리감독위원회 주석[AFP제공]


쇼핑정보로 ‘은행 돈’ 대출해주는 알리바바

외신들은 궈 주석이 말한대로 중국 당국은 빅테크의 소‘액 대출’이 은행을 넘어선 점에서 크게 불안을 느낀다고 분석한다.

이를테면 알리바바는 온라인 소액대출 ‘화베이(花唄)’와 ‘제베이(藉唄)’를 운영하고 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에는 신용등급이 낮거나 거래 내역이 부족하더라도, 알리바바의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꾸준히 안정적으로 거래했다면 화베이와 제베이는 기꺼이 대출을 해준다. 현금대출도 가능하고 카드 없이도 할부를 통한 상품구매도 된다. 화베이와 제베이의 대출금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2300억달러(251조원)에 달한다.

대출을 해준 돈은 알리바바의 돈이 아니다. 알리바바가 은행과 제휴를 맺고 중개를 해주는 식이다. 6월 말 기준 알리바바가 직접 조달한 자금은 2% 내외다. 대신 알리바바는 중국의 국영은행 및 상업은행 100여 곳과 제휴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알리바바가 매기는 신용등급 기준은 기존 은행들과 달리 투명성이 없다. 은행들은 소득이나 다른 은행들의 대출기록, 중앙은행이 제공하는 기준 등을 기반으로 대출을 해주는데, 알리바바의 경우 금융회사가 아닌 만큼 쇼핑정보 등 자체 기준에 의존하고 있다.

만일 알리바바가 대출을 해줬다가 돈을 빌린 사람들이 돈을 갚지 못하면 100여개의 다른 은행으로까지 위험이 번질 수 있다. 장샤오시 가베칼드래고노믹스 연구원은 “소형은행들은 위험관리에 취약한 편인데 온라인 대출 플랫폼(빅테크)가 채무불이행을 하게 되면 은행들은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라고 우려했다.
마윈 알리바바 그룹 창업자[AFP제공]
회색코뿔소, 빅테크 타고 올까 우려도

알리바바 뿐만 아니라 텐센트 역시 텐페이라는 이름으로. 바이두는 바이티아오란 자회사를 세워 온라인 대출에 뛰어든 상태다. 중국 개인 대출시장에서 온라인 대출의 규모는 2017년만 해도 17%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3분의 1 수준에 이른다. 특히 온라인대출의 사용자 절반 이상이 1990년대생 이후인 젊은 층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이 세대들이 성장할수록 온라인대출의 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꾸준히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때 풀렸던 막대한 유동성이 중국경제의 ‘회색 코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시진핑 집권 2기부터는 디레버리징을 강조하며 부실 국유기업들을 솎아내고 부동산 시장을 규제했다. 코로나19 이후 풀려있던 유동성이 ‘소비성 대출’로 몰려가자 온라인 대출 플랫폼(빅테크)들도 은행 수준으로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궈 주석의 발언에도 드러난다. 궈 주석은 “은행 거래의 90%가 온라인 거래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심도있는 감독과 보안 강화가 필요할 때”라고 말한다.

중국 핀테크솔루션 공급업체 핀텍의 리후이거 CEO는 “온라인 대출시장 등 핀테크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이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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