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SRE]신평사 등급조정 적절한가

‘등급 상향 추세 전환해야’ 응답률 두 배 상승
신평사 등급·전망 상향 비중 43.8%로 8.8%p↑
  • 등록 2017-11-27 오전 7:36:55

    수정 2017-11-27 오전 7:36:55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신용등급 ‘뒷북 하향’ 등으로 신뢰도 하락에 신음하던 신용평가사들은 그동안 한박자 빠른 신용등급 선제 조정을 통해 크레딧 이슈 선제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전기전자와 화학 등의 업황 호조와 글로벌 경기가 개선 기미를 나타내면서 일부 신용도 상향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6회 이데일리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에서는 기업별 등급수준 적정성(워스트 레이팅) 조사에서 응답자 158명 중 15명(9.5%)이 아주캐피탈의 신용등급(A)을 올려야 한다고 꼽았다.

한화케미칼(009830)은 11명(7.0%), CJ헬로비전(037560)·두산인프라코어(042670) 각각 10명(6.3%)이 신용등급 상향에 표를 던졌다. 신용등급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워스트 레이팅 설문에서 신용등급 상향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SRE는 24회부터 등급 적정성 방향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간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 추세가 지속된 만큼 상향을 원하는 기업에 대한 요구도 반영하기 위해서다.

신용등급 상향 의견이 실제 등급·전망 조정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앞서 25회 조사에서 신용등급 상향 17표(11.3%)를 받았던 포스코대우(047050)의 경우 NICE신용평가가 신용등급을 ‘AA-’로 한단계 높였으며 한국기업평가는 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상향했다. 당시 15표(9.9%)를 받은 효성(004800)은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상향 조정됐다.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경쟁을 벌이던 신평사들도 이제는 점차 상향 조정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26회 SRE 조사 대상 기간(4월5일~9월30일) 동안 신평3사의 신용등급·전망·감시 조정은 총 112회 이뤄졌다. 이중 상향 비중은 43.8%(49건)로 35.0%에 그쳤던 전회보다 9%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롯데케미칼·한화케미칼 등 화학업체 등급 전망을 높였으며 SK루브리컨츠·LG생활건강·현대산업개발 등 사업 안정성이 높아진 기업은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등급 조정 속도를 묻는 질문은 ‘현재 수준의 등급 조정 속도가 적당하다’는 대답이 85%에 달했다. 지난 몇 년간 지속되던 급격한 하향 조정 추세가 마무리 단계라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제는 등급 상향 추세로 전환할 때’라는 응답률도 5.1%로 전회(2.6%)보다 두 배 가량 상승했다. 한 신평사 연구원은 “경기 개선과 함께 정보기술(IT) 등 업황이 상승 사이클을 타면서 일부 업종에 대한 상향 요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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