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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중구 동성코퍼레이션(102260)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박충열(58) 대표는 최근 국내 특허등록을 마치고 상용화에 나선 TPU 소재를 연신 자랑했다. 초고탄성 TPU 폼은 기존보다 20% 이상 탄성력이 뛰어난 동시에 부드럽고 한층 풍성해진 쿠션감을 자랑한다. 장기적으로는 폴리우레탄(PU)을 대체할 소재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동성코퍼레이션이 주력하고 있는 신발 중창사업뿐만 아니라 차량 대시보드 등 내장재 사업에서도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걸로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동성코퍼레이션은 현재 글로벌 1위 스포츠 브랜드의 운동화 중창 물량의 70%을 담당하는 업체이자 글로벌 폴리우레탄 1위 기업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8529억원(영업이익 650억원)을 기록했다.
동성코퍼레이션의 전문경영인(CEO)을 맡고 있는 박 대표는 1983년 동성화학에 입사해 지금까지 동성그룹에 몸담고 있다. 그는 2008년 계열사 사장을 시작으로 2015년부터 지금까지 동성그룹의 사업지주회사인 동성코퍼레이션을 이끌고 있다.
동성코퍼레이션은 1990년대 이후로 두 번의 변혁을 겪었다. 첫 번째는 IMF 외환위기 시기. 박 대표는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옛 동성화학은 사업다각화에 주력했었다”며 “골프용품업체인 팬텀까지 소유했었지만 외환위기를 거치며 총 16개의 계열 법인을 매각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중 신발용 접작체 사업부는 독일 헨켈사에, 폴리올 사업은 독일 바스프사에게 돌아갔다. 그는 “아직도 헨켈의 관련 접착제 브랜드는 ‘DS’(동성의 약자)로 나간다”며 동성화학의 명성을 이야기했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였다. IMF 외환위기 이후 동성코퍼레이션은 기술력에 한층 집중했다. 특히 대학과의 협업이 주효했다. 박 대표는 “사업 초창기부터 산학협력에 집중했었다”며 “2000년대 이후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가 원하는 제품을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만드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돌이켰다. 지난 2015년에는 한양대 내에 종합연구소를 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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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TPU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TPU 소재는 2000년대 초에도 글로벌 화학사들이 다룰 수 있는 기술이었다. 문제는 상용화. 글로벌 경쟁사가 앞서 TPU를 이용해 신발 중창을 만들었지만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만큼 디자인 측면에서 세련되지 않았다. 박 대표는 “반면 동성의 TPU폼은 기존 제품과 다르다”며 “가볍고 특히 회복력이 우수해 디자인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TPU를 이용해 현대모비스(012330)와 자동차 내장재용 소재 개발에 참여 중이다. 박 대표는 “2006년부터 현대기아차에서 TPU 소재로 대시보드 등을 만들었다”며 “TPU는 기존 폴리염화비닐(PVC)에 비해 질감이 고급스럽고 냄새, 촉감, 내구성이 우수하다”고 미래를 밝게 봤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동성코퍼레이션의 미래를 두고 “외형을 키우기보다는 우리가 가능한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사업을 해내 가려 한다”며 “더불어 결국 일은 사람이 한다며 젊은 직원들의 행복감을 늘리는 데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