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 돋보기]파운드화 하락에 英런던 삼키는 왕서방

파운드화 내려가고 하드브렉시트 우려 커지자 매매 나서
"中부동산 규제 강화되고 있는 점은 고민"
  • 등록 2017-02-04 오전 9:00:00

    수정 2017-02-04 오전 9:00:00

최근 일년간 파운드-달러 환율 추이[파이낸셜타임즈 제공]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왕서방이 영국을 먹고 있다?’

최근 중국인들이 잇따라 영국 부동산을 매입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브렉시트)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하자 지갑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파운드화 내려간다…지갑 여는 中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씨씨랜드(CC Land)는 영국 런던의 오피스 건물을 2억9000만파운드(4200억원)에 사들였다고 발표했다. 9층짜리인 이 건물은 런던 극장들이 밀집해 있는 웨스트엔드 킹덤가에 위치해 있다. 씨씨랜드는 “장기 투자 목적으로 런던 부동산을 매입했다”며 “안정적인 임대소득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인 자산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앞서 중국 최대 부동산업체인 만과그룹도 지난 9월 핸더슨글로벌인베스트로부터 런던 중심가 라이더코트 건물을 1억1500만파운드(1700억원)에 사들였고 홍콩 증시에 상장된 매그니피센트 역시 지난해 6월 런던 킹스크로스 로얄 스콧 호텔을 7억300만파운드(1조원)에 사들였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후 영국의 파운드화 가치는 급락했다. 달러에 견줘 1.50달러에 거래되던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당일 1.37달러까지 내려갔고 현재 1.2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다는 생각에 왕서방이 런던으로 향한 것이다.

물론 중국인들은 영국보다 미국을 전통적으로 선호한다. 중국 기업이 미국 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해 투자한 금액은 2005년부터 2016년까지 12년동안 무려 233억6000만달러로 영국(133억8000만달러)의 1.7배에 이른다.
2005~2016년 중국인이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누적 금액[단위:달러, 미국기업연구소·헤리티지재단 제공]
다만 현재 가격이 오를 만큼 오른 미국 뉴욕의 빌딩보다 환 매력을 갖춘 채 하드 브렉시트 우려로 가격 상승세도 주춤해진 영국 런던이 왕서방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런던 중심부에 투자된 금액 159억1000만파운드 가운데 해외 투자자는 126억2000만 파운드를 투자했다. 이 중 중국 본토인들의 몫은 15억2000만 파운드, 홍콩의 몫은 16억1000만 파운드로 차이나 머니가 19.7%를 차지한다.

中 떠나면 시장 고꾸라질까…우려도 커

영국 하원은 1일(현지시간) 정부가 제출한 ‘유럽연합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 찬성 498표, 반대 114표로 가결했다. 이 법안에는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EU 탈퇴 의사 통보 권한을 메이 총리에게 부여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법안은 다음 주 예정된 하원 상임위 심의단계에서 수정 여부가 결정된 뒤 재차 하원 전체표결을 거치게 되며 가결되면 20일께 상원으로 회부된다. 이변이 없다면 3월 안에 브렉시트 협상이 시작될 전망이다.

영국은 브렉시트로 유럽에 진출하기 위해 영국에 둥지를 틀었던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모두 네덜란드나 프랑스 등으로 옮기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를 지탱해주는 중국이 밉지만은 않은 눈치다.

다만 중국 정부가 위안화 방어를 위해 해외 부동산 투자를 막는 점은 고민이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지난해 말 중국의 1인당 외환 매입 한도는 전년과 동일한 5만달러를 유지하되 자국민의 해외 자본 유출을 엄격하게 심사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국유기업은 10억달러 이상의 해외 부동산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규제했다.

실제로 부동산 중개업체 켈러 윌리엄스 리얼티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실리콘밸리 입주 문의는 올들어 급감했다. 국내 역시 중국인 투자가 잦았던 제주도의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제주도 부동산 투자이민제 실적은 111건으로 전년도 508건의 20% 수준으로 급감했다. 게다가 한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 문제까지 겹쳤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규제로 부동산 거래가 한산해지겠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 보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해외 부동산을 통해 투자를 다양화하려는 욕구 자체를 막을 순 없을 것”이라며 “규제강화 속에서도 차이나머니의 돌풍은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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