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미국 증시가 고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하락장 위험의 커지는 전조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14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만든 지수를 거론하며 지난 2000년 닷컴거품이후 시장이 과열됐다는 두려움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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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러 교수는 지난 10년 평균 인플레이션 조정 순익을 바탕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을 산출한 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CAPE) 지표를 고안했다. 보통 증시가 고평가됐는지, 저평가됐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다. 이 지표로는 지난 2000년과 2007년 주식시장이 정점을 찍기 직전 심각한 과열 양상을 보였다.
그는 “2009년 이후 6년 만에 주가가 세 배로 뛰었다”며 “투자자들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시장이 언제 하락할 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의 영역”이라면서 “이번 주 연준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주가가 하락할지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상) 영향을 아직 목격하지 못했다”며 “(금리 인상은) 오랜 기간 논의해왔고 많은 투자자가 언젠가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빅딜(시장에 충격파를 줄 이벤트)은 아닐 것”으로 내다봤다.
실러 교수는 주가와 금리 인상이 연계돼 있다는 역사적 증거는 없다면서 “금리를 올리면 사람들이 주식을 팔 것이라고 생각해도 현실을 그리 단순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CAPE 지표가 회계나 세제 변화를 반영하지 않았고, 특히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업 수익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지표가 왜곡됐다는 비판에 대해 “10년간 길게 보면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며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