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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새해 첫 달인 지난 1월에도 미국 고용지표는 호조세를 이어갔다. 비농업 취업자수가 25만7000명 늘어나며 12개월 연속으로 취업자 20만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미국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이번 1월 고용지표에서 나타난 핵심 포인트들을 짚어봤다.
①경제회복은 현실이다= 이번주 의회에 새해 예산안을 제출한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가 자기 지속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고용지표는 이런 자신감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폴 애쉬워스 캐피탈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우리는 미국 경제가 이례적으로 강한 시기를 향유하고 있다고 누차 말해왔다”며 “이제서야 사람들은 우리 얘기를 믿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1월 지표에서는 1월 취업자수가 늘어난 것 외에도 지난해 11월과 12월 취업자수까지 상향 조정됐다. 지난주 2.6%로 나왔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가 상향 조정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석 달간 미국 취업자수 증가폭은 100만명 이상이었다. 이는 지난 1997년 이후 무려 17년만에 가장 빠른 속도다.
함 밴드홀츠 유니크레디트 이코노미스트는 “1월 고용지표는 연준의 고용시장 판단 상향 조정을 정당화해주는 증거”라며 “최근 유가 하락에 대해서도 연준 멤버들이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금리 인상은 이제 더 가까이 다가온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이달말에 있을 재닛 옐런 의장의 의회 반기분고서 증언과 다음달 17~18일에 있을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구체적인 일정 등이 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연준이 3월에 `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는 문구를 뺀다면 6월 금리 인상은 거의 기정사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③달러강세는 지속될 것이다= 다만 미국 경제에 남은 하나의 우려라면 달러화 강세다. 유로화와 엔화 등이 약한 반면 달러화만 강한 모습을 지속하면서 미국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지난주 발표된 무역수지에서도 적자폭이 크게 확대된 바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미국 의회와 행정부 내에서는 중국과 일본, 유로존 등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거나 시장 개입을 저지하도록 하기 위한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는 또한 달러화 강세로 인해 신흥국에서 달러화로 표시된 부채를 다수 떠안고 있는 국가들에게도 큰 충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경제학자들은 최근 유가 하락으로 인한 휘발유값 하락에다 임금 인상까지 겹칠 경우 소비가 늘어나고 경제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제이슨 퍼먼 미국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포스트를 통해 “실질 임금 인상률은 아직도 너무 낮고 모든 가정이 경제 회복세를 체감하기 위해서는 인상이 더 크게 이뤄져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⑤미국내 구직자가 늘고 있다= 1월 실업률은 5.7%로 오히려 소폭 높아졌다. 그러나 이는 긍정적 징후로 볼 수 있다. 노동시장 참가율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고용시장 회복에 맞춰 그동안 구직을 포기했던 사람들까지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실제 1월에만 새롭게 일자리를 구하는 미국인들은 70만3000명 늘어났다. 이 덕에 1월 노동시장 참가율은 0.2% 상승한 62.9%를 기록했다. 이는 27주일 이상 장기 실업자수를 서서히 줄여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단 1월에는 장기 실업자가 여전히 280만명으로 유지됐다. 이는 전체 실업자 900만명 가운데 거의 3분의 1 수준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