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10% 더 떨어지면 금융시스템 위험하다

나이스신용평가, 부동산 하락 따른 금융권 스트레스 테스트
  • 등록 2012-09-11 오전 8:52:39

    수정 2012-09-11 오후 4:35:10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앞으로 집값이 지금보다 10% 더 떨어지면 부실가능 대출이 연체로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금융권의 대응 능력이 한계에 다다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집값이 더 급하게 내려가면 5%만 하락해도 위험해진다는 지적이다.

NICE신용평가는 10일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우리나라 금융권(7개 시중은행·농협·기업은행)의 가계부채를 스트레스 테스트한 결과, 주택가격이 5~20% 떨어질 때 담보인정비율(LTV)을 초과하는 대출은 32조 7000억원~75조 7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은행의 LTV는 47.8% 수준이지만 부동산 가격 하락을 반영한 위험조정 LTV는 50.9%로 부실가능 대출은 더 늘어난다.

부실가능 대출의 증가는 개별 가계의 연간 원리금상환액을 늘려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올라가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20.4%인 DTI는 고위험 대출 증가가 완만하면 29.8%(집값 20% 하락 가정)로 높아지는데 그치지만, 진행이 빠르면 35%까지 치솟았다.

이때 연간원리금상환액은 현재 960만원에서 71%나 증가한 1649만원으로 증가한다. NICE신용평가는 이처럼 고위험 대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 현재 소득 상위 30%인 사람들이 하위 30%의 사람들이 처한 상황과 비슷한 빚 부담을 느끼게 된다고 경고했다.

집값 하락으로 가계부채가 질적으로 나빠지면 금융업권 간 다중채무 문제가 최대 아킬레스건인 것으로 꼽혔다. 집값이 20% 빠르게 떨어진 상황을 가정하면 은행 연체율은 1.37→4.9%, 상호금융 3.57→9.4%, 캐피탈 2.81→7.6%로 급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최중기 NICE신용평가 금융팀장은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단기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의 만기가 집중되면 담보부족 대출이 고위험 대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관련기사 8면

★용어설명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 경제 여건 악화라는 충격이 가해졌을 때 은행들이 충분한 자본과 유동성으로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지 평가하는 자본건전성 심사 방법을 말한다. 경제성장률, 환율, 금리, 주가, 주택 가격, 연체율 등의 변수에 대해 여러 가지 가정을 하고 각 시나리오에서 은행의 자본건전성을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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