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았으니 걱정마라" "죄송해요"

[현장] 아프간 귀환자들, 가족들에 안기다... 눈물바다
  • 등록 2007-09-02 오후 2:01:15

    수정 2007-09-02 오후 2:01:15

[오마이뉴스 제공]


▲ 울음바다 아프간 피랍 43일만에 재회한 귀환자들과 가족들이 서로 끌어안고 흐느끼고 있다. 안양샘병원에 마련된 환영식장은 온통 울음바다였다.
 

▲ 재회의 기쁨 귀환자 중 가장 먼저 유경식(55)씨가 환영식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유씨의 가족들이 달려나와 유씨를 끌어안고 있다.

"살았으니 걱정하지 마라. 많이 보고 싶었지?" (어머니 김은주씨)
"죄송해요.... (울음) " (귀환자 이영경씨)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고생했는데, 살아와서 기쁘다." (할머니 전광실씨)

2일 오전 아프가니스탄 피랍 귀환자들과 그 가족들이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귀환자들과 가족들은 서로 끌어안고 울음을 터트리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귀환자들 "죄송하다" "휴식을 취하고 싶다"

오전 6시 36분 비행기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19명의 귀환자들은 오전 8시께 경기도 안양의 안양샘병원에서 꿈에 그리던 가족들을 만났다. 먼저 휠체어를 탄 유경식(55)씨가 환영식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유씨의 가족들이 달려나와 유씨를 끌어안았다. 가족들은 한동안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이어 다른 귀환자들도 연달아 나타나자 환영식장은 온통 울음바다로 변했다. 

귀환자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이영경(22)씨는 얼굴을 어머니 김은주(51)씨에게 파묻고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한 손은 아버지 이창진(51)씨의 손을 꼭 잡았다. 가족들이 이씨를 위로하자 이씨는 "죄송하다"는 말만 연신 터트렸다.

이씨는 어머니 김씨가 "어떻게 지냈느냐"고 묻자 "산에서 계곡물 먹고 지냈다, 동굴이나 마굿간에서 지냈다, 민가에는 하루 정도만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버지 이씨는 "걱정 많이 했다"고 말했다. 유씨의 할머니 전광실(77)씨는 "위험한데 나가지 말라고 했잖아"라면서 "매일 새벽기도 나갔다, 고생했다, 살아와서 기쁘다"며 흐느꼈다.

귀환자 중에서 건강이 가장 안 좋은 것으로 알려졌던 유경식씨는 비교적 건강한 목소리로 "잘 지냈다"고 밝혔다. 이어 "배형규 목사, 심성민씨를 그렇게 무참하게 (살해)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충격적이었다"고 밝혔다.

유씨는 "풀려나기 5일 전 쯤 외교부 직원과 통화해 며칠있으면 풀려난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좀 휴식을 취하고 싶다"며 말을 아꼈다.

30여분간의 환영식이 끝나고 귀환자들은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환영식장을 떠났고, 가족들이 남아 기자들에게 그간의 소회를 전했다.

"국민 여러분께 너무나 죄송하고 감사하다"


▲ 한 귀환자와 그 가족이 서로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귀환자 유정하(39)씨의 어머니 곽옥강(67)씨는 "국민 여러분, 너무나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곽씨는 "과연 조국을 밟을 수 있을까 하는 그런 마음으로 43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딸의) 첫 마디가 '너무 보고 싶었다,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며 "너무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곽씨는 또한 "(딸이) 너무나도 달라졌다, 심적으로 굉장히 불안하고, 외부적으로 많이 야위웠다"며 "말을 못하고 눈물 흘리고 위로하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19명이 무사히 돌아와서 한쪽으로 기쁘지만, 다른 한쪽으로는 기쁘지 않다"고 밝혔다.

귀환자 제창희(38)씨의 어머니 이채복(69)씨 역시 "국민 여러분 너무나 감사하다, 고통을 안겨드려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애가 산속에서 20일을 지냈다고 한다"며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말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귀환자 김윤영(35)씨의 남편 유행식(36)씨는 "오늘 만나보니까 살아왔구나 싶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유씨는 "아내가 '아이들 생각하며 잘 참았다'고 했다"고 밝혔다. "희생당한 두 분 가정에 위로를 해드리고 싶다"며 "앞으로 그 가족들과 함께 섬기면서 봉사하면서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명화(29), 서경석(27) 남매의 아버지 서정배(57)씨는 "잃었던 두 자식을 돌려 받았다, 안았더니 실감이 났다"며 기쁨을 전했다.

피랍자 가족모임 대표인 차성민(30)씨는 "귀환자 중 심각하게 아픈 사람은 없다"며 "정신적으로 회복되는 10일쯤 귀환자들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힐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입원기간은 2, 3주 정도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차씨는 "곧(8일) 배 목사의 영결식을 한다"며 "귀환자들도 참석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다음 주 월요일부터 가족들은 외교부, 언론사, 각국 대사관에 감사의 뜻을 전하러 인사를 다닐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귀환자들은 안양샘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을 예정이다. 차승균 안양샘병원장은 "전인치유병동에서 몸뿐만 아니라 영혼까지 치료받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건강검진의 경우 일반검사 뿐 아니라 아프가니스탄 풍토병에 대한 감염검사, 개인적 질병이 있는 사람은 따로 검사를 받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 재회 귀환자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이영경(22)씨는 얼굴을 어머니 김은주(51)씨에게 파묻고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 스냅타임
    2024년 12월 23일 오늘의 운세
  • 스냅타임
    2024년 12월 20일 오늘의 운세
  • 스냅타임
    2024년 12월 19일 오늘의 운세
  • 스냅타임
    12월 18일 오늘의 운세
  • 스냅타임
    12월 17일 오늘의 운세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