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미국서 소비자 집단소송 후폭풍

[이데일리 이진우기자] 운임 담합으로 미국 법무부로부터 3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대한항공(003490)을 상대로 미국 소비자들도 집단소송을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의 화물 운송 고객들도 그동안의 화물 운임 담합에 대한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소송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초부터 미국 법무법인들이 집단소송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미 여러 곳에서 소송을 제기했다"며 "미국 현지에서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시애틀의 법무법인 ‘하겐스 버먼 소벌 샤피러’는 지난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대한항공의 여객운임 담합에 따른 손해배상 집단소송을 8일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 법무법인의 소송은 최근 대한항공 등 담합 혐의를 받고 있는 항공사들에 대한 여객쪽 민사소송 가운데 하나다.

이번 집단소송의 고소인인 제임스 반 혼(James Van Horn)은 자신을 포함해 2000년 1월부터 지난해 7월 16일까지 약 6년 반동안 대한항공을 이용한 소비자들을 대표해서 담합에 따른 요금 인상 피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소송은 비슷한 피해를 본 사람이 여러 명일 때 일부 피해자가 전체를 대표해 제기하는 소송으로 판결의 효과가 피해자 집단 전체에 미치기 때문에 그 파장을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대한항공 측 법률자문을 담당하고 있는 법무법인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초부터 80여건의 민사소송이 제기되어 진행중"이라며 "대부분 대한항공 뿐 아니라 담합과 관련한 항공사 전부를 대상으로 하는 소송이며 최근에는 화물부문과 함께 여객부문의 담합도 있었다고 발표되면서 여객쪽 소비자들도 소송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원고 측 변호사가 막 선임된, 소송의 초기단계여서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며 "형사부문 벌금은 3억달러로 합의됐지만 민사부문은 실제 손해액을 원고측이 입증해야 하는 관계가 남아있어서 대한항공의 피해규모는 아직 계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형사부문 벌금은 담합 합의사실만으로 유죄가 입증되고 해당 기간의 매출을 기준으로 벌금이 부과되는 반면 민사부문은 실제 담합이 진행되었고 이에 따른 요금 인상도 발생한 것이 입증되어야 하는 만큼 배상액이 있을지 여부도 불확실하고 그 규모도 아직 추정하기에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국제선 화물기 운임과 미국과 한국을 운항하는 일부 여객운임을 경쟁사들과 담합해 인상했다는 혐의로 미 법무부의 조사를 받아오다 최근 3억 달러의 벌금을 납부하는 조건으로 조사를 종결키로 합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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