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지수선물이관, 상업적 보상 가능"-강정호 KOFEX이사장

  • 등록 2002-03-11 오전 9:30:23

    수정 2002-03-11 오전 9:30:23

[edaily] "밥그릇을 무조건 빼앗아올 수는 없다. 상업적인 관점에서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 지수선물 이관문제와 관련, 증권거래소와 합의를 강조하는 발언으로 집중 조명을 받았던 강정호 선물거래소 이사장은 edaily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는 증권거래소의 자산인 주가지수 선물을 순조롭게 받아오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채옵션의 성공적 상장 및 코스닥50선물 활성화 등이 올해 주요 추진목표라고 말했다. 또 전자경영시스템과 인사평가시스템 도입, 선물거래소의 주식회사 전환 등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강 이사장과 일문일답. -취임 후 한달 반이 지났다. 소감은. ▲코스닥증권시장을 좀더 발전시키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기에 섭섭한 마음도 있었다. 그렇지만 새롭게 발전하고 있는 시장에서 일하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 상당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직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토익 900점 이상을 요구했다고 들었다. 내부조직 정비는 어떤 식으로 하고 있나. ▲선물거래소에 부임해서 놀란 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직원 평균연령이 33세로 매우 젊고 다들 명문대 출신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좋은 학벌에 어울리지않게 영어실력은 뒤떨어지더라.(웃음) 우리는 증권거래소를 벤치마킹할 생각이 없다. 내 목표는 시카고선물거래소에 버금가는 선물거래소를 만드는 것이다. 증권거래소가 항공모함이라면 우리는 스피드 보트(speed boat)다. 유연성과 기동성은 결국 영어실력에서 나온다. 직원들을 급변하는 시대상황에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조련하는 일이 내 몫이다. -주가지수선물 옵션 부산 이관 문제를 놓고 복수거래소 허용 등 증권거래소 입장을 옹호하는 태도를 취한 것으로 알려져 부산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는데. 지수선물 2004년 이관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혀달라. ▲옹호라는 말은 적당하지 않은 것 같다. 법으로 규정됐다지만 증권거래소가 주가지수선물을 내놓지않으면 못 가져온다. 주가지수선물은 현재 증권거래소의 자산이다. 법이 아무리 주라고 하더라도 소유자가 안 주면 못 가져온다. 총으로 뺐어오겠나 팔을 비틀겠나. 순조롭게 받아오도록 하는 것이 내 일이고 이게 결국 부산시민의 이익이다. 시민단체는 털도 안 뽑고 다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증권거래소의 반발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밥그릇을 무조건 빼앗아올 수는 없지않나. 상업적인 관점에서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본다. -상업적 댓가를 지불한다는 뜻은 공동운영 등을 염두에 둔 발언인가. ▲그렇지는 않다. 이관문제는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당연히 선물거래소로 오게 돼 있다. 하지만 방법적 측면에서 여러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다. -박창배 증권거래소 이사장과 두 번 만난 것을 가지고도 말들이 많다. ▲처음에는 선물거래소 이사장으로 부임하고 인사 차 만난 것이다. 두 번째 만난 걸 가지고 오해를 하는 모양인데 증권거래소 직원 중 한 분을 선물거래소 임원으로 영입할 생각을 가지고 만났을 뿐이다. 아무도 안 오겠다고 해서 무산됐지만.(웃음) -지난해 두 차례의 거래중단 사태가 있었고 지난주에도 호가제시 시스템에 두 번이나 이상이 있었다.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이 있는지. 선물거래소가 시스템 투자에 인색하다는 평도 있다. ▲어느 시스템이나 장애는 있다. 문제는 보이느냐 보이지않느냐 하는 것인데 지난주 상황은 비주얼(visible)한 면에서 투자자들에게 실제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는 물론 운용 노하우가 정착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용량개념으로 선물거래소 시스템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 -국채선물 거래가 선물거래소 상품 중 거래비중 90% 정도의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 대책은. ▲세계적으로도 선물거래의 90%는 금융선물이다. 금융선물을 구성하는 통화선물, 금리선물, 주가지수선물 중에서 가장 잘 나가는 건 주가지수선물이다. 그런데도 선물거래소의 코스닥50선물이 현재 잘 안 된다. 코스닥거래량이 거래소에 크게 뒤처지는 것도 아니다. 그럼 왜 안되느냐? 첫째, 코스닥시장 자체에 기관투자가의 참여가 적어 현물시장에 대한 헤지수요가 발생하지 않는다. 둘째, 증권회사 및 투자자들도 코스피200선물에 중독되다시피 했기때문에 코스닥50선물에 눈을 돌리지않는다. 결국 증권회사에 대한 집중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본다. 코스닥선물에 한해 증권사의 거래수수료를 완전히 면제해주거나 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유명무실한 CD금리선물 대신 1년물 국채선물 등을 상장시켜 거래상품을 다양화시켜야한다는 의견이 많다. ▲실무진에서 검토를 한 모양인데 별로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많았다. 자세히 잘 모르지만 시장의 요구라는 것도 충분한 요구가 아니라 소수의 요구인 것 같다. 진정한 니즈가 있으면 언제든 상장할 계획은 가지고있다. -취임직후 선물거래소를 주식회사제로 전환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는데. 이같은 입장에는 변화가 없나. ▲한국선물거래소는 첨단 금융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직원들이나 운영방침도 첨단에 걸맞게 변화해야 한다고 본다. 지금과 같은 구조에서는 탑 퀄리티의 직원을 뽑을 수 없다. 주식회사가 된다면 의사결정 속도도 상당히 빨라질 것이다. 법이 정비돼야 하고 회원사들의 동의도 있어야겠지만 결국은 이 방향으로 갈 것이다. 일본, 싱가포르, 호주도 다 주식회사제다.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빠르면 3년 이내에도 가능하다. -5월 국채옵션 상장준비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나. ▲물론이다. 전산시스템을 비롯한 모든 준비가 끝나가고 있다. 선물거래소 차원의 세미나는 물론 모의투자대회도 열 계획이다. -늦어도 올 상반기안에 전자경영시스템과 인사평가시스템 등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는데.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나. ▲금융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정직함(integrity)라고 생각한다. 달리말해 투명성이다. 코스닥시장에 있을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나는 내 방문도 항상 열어둔다. 조금이라도 컴컴한 구석이 있다면 투명성이 보장될 수 없다. 전체적인 투명경영을 위해 제일 중요한 수단은 전자경영이다. 이를 위해 컨설팅회사에 용역도 줬다. 5월말 완료를 목표로 하고있다. 투명경영을 통해 강력한 조직을 만들려면 개인이 최선을 다해야한다. 결국 미끼가 필요하다. 코스닥증권시장 사장으로 있을 때 어느 누구도 손해를 보지않는 선에서 더 잘하는 직원에게는 고액의 보너스를 줬다. 그랬더니 당장 효과가 나타났다. 여기 와서도 이를 시스템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이것만 가지고도 안된다. 지금은 스피드의 시대다. 지금 선물거래소 직원이 100명인데 나를 포함해 관리직이 25명이다. 전체직원에 비해 관리직원이 너무 많다. 지식사회에서 결제라인이 많다는 건 자원의 낭비이자 개인의 창의성을 죽이는 일이다. 중간관리층을 줄이자는 차원에서 얼마전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출범 3년째인 지난해 선물거래소가 흑자 전환을 맞았다. 올해 예상이익은 어느 정도인가.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104억원 흑자를 냈다. 올해는 당연히 지난해보다 나아지지않겠나. 예상보다 상당히 빠른 기간 안에 흑자전환을 이루었다. 전산시스템 정비 및 인력보강 등 미래투자를 위한 발판이 됐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다만 너무 빨리 많은 돈을 벌었기때문에 직원들이 자만심을 가질까봐 걱정된다. 항상 경계하고 있다. -올해 선물거래소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있나. 개인적인 목표는. ▲주가지수 선물의 거래활성화다. 그리고 강한 선물거래소를 만들기 위해 캐치프레이즈도 "프라이드(Pride) 코펙스(Kofex)"로 정했다. 부산경남 지역의 PK와도 잘 어울리지 않나. 성공적인 CEO로 남는 것이 내 인생의 목표다. ◇강정호 선물거래소 이사장 약력 -1948년 출생 -1967년 진주고 졸업 -1971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71년 행시 10회 합격 -1976년 재무부 재직(국고, 국제금융, 증권부 등) -1984년 주 벨기에대사관 재무관 -1994년 IMF 대리이사 겸 상주대표 -1997년 재정경제부 국세심판관 -1999년 코스닥증권시장 사장 -2002년 선물거래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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