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을 뽑는 이번 인선 절차는 시작부터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았다. 최정우 현 회장의 이례적인 3연임 도전으로 치열한 갑론을박이 초반부터 펼쳐졌고, 여기에 사외이사 호화 이사회 논란이 불거지며 CEO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의 ‘사퇴 혹은 강행’ 여부가 연일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후추위는 거친 논란 속에서도 차기 회장 후보를 추리는 작업을 강행한 결과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을 최종 후보로 선택했다.
| 장인화 포스코그룹 신임 회장 후보.(사진=포스코홀딩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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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초기부터 논란…뚝심으로 최종후보 선출지난해 12월 19일 포스코홀딩스가 지배구조 개선안을 확정하고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돌입한다는 사실을 밝히자 업계 안팎에서는 최정우 회장의 3연임 논란이 곧바로 불거졌다. 포스코홀딩스는 회장 선임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현직 회장 연임을 우선 심사하는 이른바 ‘셀프 연임제’를 폐지했는데, 이렇게 되면 최 회장이 특별한 거취 표명을 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레 차기 회장 후보에 오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 (그래픽=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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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현재 후추위를 구성하는 사외이사들이 최 회장 재임 시기에 선출된 인물들이라 최 회장 3연임에 힘을 실어줄 거란 관측과 분석이 제기됐다. 여기에 포스코홀딩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김태현 이사장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임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고 비판하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그 와중에 터진 이사회 호화 출장 논란은 후추위의 존폐 여부까지 의심케 하는 사건이었다. 포스코홀딩스가 지난해 8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개최한 이사회 비용 6억8000만원을 포스코홀딩스가 아닌 자회사 포스코와 포스칸이 나눠서 집행했다는 것이 골자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후추위가 물러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놨지만 박희재 후추위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며 최종 후보 선출까지 마무리했다.
이변은 없었다…‘철강맨’ 장인화 내정
이번 차기 회장 후보 선출 과정의 또 다른 관심사는 민영화 후 첫 외부 출신 회장 탄생 여부였다. 후추위는 지난달 31일 6명의 심층면접 대상자를 추렸는데, 이중 절반인 3명이 외부출신으로 채워져 그 어느 때보다 외부출신 회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특히 최근까지 LG에너지솔루션을 진두지휘한 권영수 전 부회장이 이차전지 사업 전문성을 앞세워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후추위는 지난 8일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을 최종 후보로 선택하며 결국 철강 이해도가 높은 ‘포스코맨’을 낙점했다. 이차전지 소재 등 미래 신사업 확장이 중요한 시기지만 본업인 철강 경쟁력을 키우지 못하면 신사업의 미래도 없다고 본 것이다.
1955년생인 장 내정자는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이후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책임연구원으로 포스코그룹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포스코 신사업실장, 철강마케팅솔루션실장, 기술투자본부장, 기술연구원장 및 철강생산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포스코그룹 경력만 총 36년에 달한다. 특히 2018년 최정우 회장 선임 당시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던 인물로 재수 끝에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