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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마디 “이란 폭정 맞서 싸울 것”
모하마디는 노벨평화상 수상이 발표된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나는 이란의 용감한 어머니들과 함께 여성 해방이 이루어질 때까지 억압적인 종교 정부의 무자비한 차별과 폭정, 성별에 따른 탄압에 맞서 계속 싸울 것”이라며 이같은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는 “노벨평화상은 나를 더 강인하고 결연하고 희망적·열정적으로 만들 것”이라며 “더 빠르게 움직이도록 만들 것”이라고 했다. 모하마디는 이어 “이러한 (국제적인) 인정을 통해 변화를 원하는 이란인들의 시위가 더 강해지고 조직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이날 모하마디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발표하며 “모든 사람의 인권과 자유를 증진하고 이란의 여성 억압에 맞서 싸운 모하마디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정치·사상적 이유로 수감 중인 양심수가 노벨평화상을 옥중 수상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그의 남편 타히 라흐마니 역시 민주화 운동가다. 현재 프랑스에서 망명 생활 중이다. 아들 알리 라흐마니는 “노벨평화상은 엄마만을 위한 상이 아니다”라며 “이란 국민을 위한 것이고 투쟁을 위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모하마니의 수상이 더욱 뜻깊은 것은 지난달 16일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경찰에 체포된 이후 의문사한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1주기였다는 점 때문이다. 당시 여성 수만명이 ‘여성·생명·자유’를 외치며 이란 거리를 뒤덮었다.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평화상은 여성에 대한 이란 신정(神政) 정권의 차별과 억압에 맞서 시위를 벌인 수십만명에게도 수여한다”고 밝혔다. 모하마디의 여성 인권 운동 동료인 시린 에바디는 “나르게스와 다른 정치범이 석방되는데 도움이 되고 모든 이란인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누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NYT에 말했다. 에바디는 200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국제사회 곳곳서 석방 촉구 목소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역시 “이번 수상은 자유와 건강, 심지어 목숨에 미칠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모든 여성에 대한 찬사”라고 평가했다. 엘리자베스 트로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대변인은 “우리는 보복과 협박, 폭력, 구금에 맞선 이란 여성의 용기를 봤다”며 모하마디의 석방을 촉구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모하마디에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위험에 처해도 억압에 저항하는 이란 여성들의 용기 있고 고귀한 싸움이 진가를 인정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국 반체제 활동가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이란 정부는 예민하게 반응했다. 이란 외무부는 “노벨위원회는 반복적인 위법·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에게 상을 줬다”며 “이는 편향적이고 정치적인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란 국영통신사 IRNA는 “노벨평화상은 서구와 오랫동안 적대관계에 있는 나라에 압력을 가하는 수단이 됐다”고 폄하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란과 긴밀해지고 있는 러시아는 이번 수상에 침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