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좋아 거기 없었던 거지"...'신림동 칼부림' 현장에는

  • 등록 2023-07-22 오후 2:12:06

    수정 2023-07-22 오후 2:12:06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복판에서 평일 대낮에 흉기 난동이 벌어지고 사망자까지 발생한 데 대해 시민들은 충격과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2일 신림동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는 전날 흉기 난동 사건으로 숨진 20대 남성을 추모하는 시민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범행 현장에는 피해자를 추모하는 국화꽃과 허망한 죽음에 안타까운 마음이 담긴 쪽지가 빼곡히 놓이면서 자연스레 추모 공간이 만들어졌다.

지난 21일 서울 지하철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30대 남성이 지나가던 행인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22일 범행 현장에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뉴시스)
온라인에서도 가해자 조모(33) 씨에 대한 엄벌 요구와 함께 불특정 다수가 피해를 볼 수 있는 ‘묻지마’ 범죄에 대한 공포를 호소했다.

누리꾼들은 “길가다가 이게 무슨 봉변이냐”, “운이 좋아 그 자리에 없었던 거지. 나나 가족이나 친구나 누구든 거기 있었으면 어찌 됐을지 모르는 거였다”, “그 사람 많은 신림역에서… 너무 무섭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대다수 누리꾼은 조 씨가 폭행 등 전과 3범으로, 어린 시절부터 폭행 등 혐의로 법원 소년부로 14차례 송치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 데 대해 “소년범에게 면죄부를 준 결과다”, “교화가 안된 범죄자가 사회에 버젓이 돌아다닌 꼴”, “갱생 불가한 거 아닌가”라며 분노했다.

또 지난 5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올라온 ‘신림역 인근에서 흉기를 들고 배회하는 남성을 조심하라’는 글을 떠올린 누리꾼도 있었다. 당시 한 누리꾼은 해당 글이 사실인지 확인해달라며 112에 신고했고, 경찰이 이를 접수했다고 알린 바 있다.

21일 오후 2시7분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인근 칼부림 사건 범인이 도주하고 있는 장면이 녹화된 골목 CCTV 영상 캡처 (사진=뉴스1)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전날 오후 2시 7분 신림동 지하철 인근 상가 골목 초입에서 한 남성을 흉기로 찌른 뒤, 골목 안으로 이동하며 약 3분간 행인 3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조 씨가 휘두른 흉기에 2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30대 남성 3명이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 1명은 위독한 상태다.

조 씨와 피해자 4명은 모두 알지 못하는 사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인천 주거지와 서울 금천구에 있는 할머니 집을 오가며 생활한 조 씨는 범행 직전에도 할머니 집에 들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조 씨 주거지 두 곳을 수색하고 휴대전화 1대를 임의제출 받았다.

조 씨는 경찰의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조 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 경위와 동기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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