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커피' 먹여 골프 내기서 3000만원 뜯어… 2심서 감형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마약을 탄 커피를 먹인 뒤 골프 내기를 한 일당 3명이 2심에서 감형 받았다. 피해자와 합의하면서 처벌불원서 등이 제출된 데 따른 것이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20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3형사부(부장판사 이용희)는 지난 18일 사기 및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등 3명에게 각각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심에서 피해자와 합의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처벌불원서등이 제출된 점을 종합해 형을 다시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들은 지난해 4월 익산의 한 골프장에서 지인 B씨에게 마약 성분이 든 커피를 마시게 한 뒤 골프 시합을 해 3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한 타당 내기 비용은 30만~200만원에 달했다. B씨는 한 홀에서 최대 700만원까지 돈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3000만원을 들고 내기 골프에 참여한 B씨는 돈을 모두 잃었다.

B씨는 이튿날에도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가 검사 받았으나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받았고 경찰에 “내기 골프에서 당한 것 같다”며 신고했다. 경찰이 B씨의 소변검사 결과 마약성 신경안정제 성분을 검출된 것을 확인, 수사에 나섰고 A씨 일당이 커피에 무언가를 넣는 장면을 확보했다.

1심 재판부는 “친구로 지내던 피해자 사이의 인적 신뢰 관계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점, 피고인 중 일부는 약물을 이용한 사기 범행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는데도 또 유사한 형태 범죄를 저질러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A씨 등 3명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후 검찰과 A씨 등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피해자와 합의하는 등 처벌불원서가 제출된 점을 종합해 형을 다시 정했다”고 판시했다.